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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요즘 두 남자의 불꽃같은 사랑을 받고 있는 배우 남지현. 아역배우에서 성인 연기자 대열에 자연스레 합류해 "언제 저렇게 컸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벌써 데뷔 10년차의 범상치 않은 연기 내공을 지닌 남지현은 2009년 '선덕여왕'의 어린 덕만 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뒤 학업과 연기를 병행하며 쉴 틈 없는 연기 행보를 이어왔다.
KBS 2TV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극본 강은경 연출 전창근)에서 12년 전 자신의 목숨을 구해준 소년을 만나 결혼하기 위해 상경한 강서울 역을 열연 중인 남지현을 지난 3일 한복인터뷰를 위해 만났다. 아역배우 시절 한복인터뷰를 진행한 뒤 성인 연기자가 돼 한복을 입고 인터뷰를 하는 것은 처음이라고. 남지현은 강서울 속 이미지를 그대로 옮겨온 듯 인터뷰 내내 환한 웃음을 유지하며 유쾌한 매력을 잃지 않았다.
"제가 주말드라마 하면서 쉬는 날이 정해져 있는 건 이번이 처음이예요. 그래서 '주말 장기 드라마의 특징인가?' 생각했죠. 덕분에 오늘 인터뷰도 할 수 있었고요. 그동안 명절에는 휴가를 반납하고 일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이번 추석에는 무려 이틀을 쉬더라고요. 그래서 스태프들에게도 스케줄 표를 보면서 '진짜 쉬는 날이에요?'라고 다시 확인했죠. 저도 이번 명절에는 할머니 댁에 찾아 뵈려고요."
현재 '가족끼리 왜 이래'에서 남지현이 연기하고 있는 강서울은 차달봉(박형식)과 윤은호(서강준)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사실 서울은 달봉과 결혼하고자 상경했지만, 서울과 우연히 만난 은호가 그녀에게서 매력을 느끼고 온갖 선물공세로 호감을 사려하고 있다. 달봉과 은호는 친구사이지만, 무슨 일 때문인지 사이가 좋지 않고, 언제부턴가 달봉은 은호와 만나는 서울을 질투 중이다. 이들의 불같은 삼각관계는 '가족끼리 왜 이래'를 구성하는 이야기의 중요한 한 축이다.
남지현은 "나이차이가 얼마 안나다 보니까 서로 말도 잘 통한다. 셋 다 장난기가 많아서 장난도 많이 친다"며 "쉬는 시간에는 같이 놀기도 하고 밥도 같이 먹는다. 또 다음 장면에 대해서 '이거 우리 어떻게 하면 좋을까?'라며 얘기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종종 공개되는 현장 사진을 통해서도 이들의 유쾌한 분위기를 엿볼 수 있었다. 주말드라마 속 또 한 편의 로맨틱코미디를 찍고 있는 이들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서도 호평을 이끌어내며 시청률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원래 주말드라마에는 많은 분들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초반에는 저희들의 분량이 굉장히 많았던 것 같아요. 이제서야 조금 일정한 분량으로 나오는 것 같아요. 사실 서울이는 순봉(유동근)네 집 안에서 매개체가 되는 역할이예요. 그러다보니까 저희 드라마에 나오는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하고 연결돼 있어요. 차강심(김현주) 회사 쪽 인물들하고 권효진(손담비) 쪽 라인을 빼면 거의 다 만난다고 보시면 되요."
사실 따지고 보면 박형식과 서강준은 남지현에게는 연기 후배. 그러나 남지현이 막내이다보니 그런 선후배 사이를 따지기 보다는 그냥 편한 오빠 동생으로 지낸다고. 남지현은 "두 분 모두 연기에 욕심이 대단하다. 어떻게 하면 더 잘 표현할 수 있을지를 매번 고민한다"며 "가끔 두 분이 나에게 '이건 이렇게 하면 어떨까?'라고 말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참고로 남지현은 박형식과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대면했고, 서강준과는 이전에 한 시사회 장에서 만난 적이 있으나 인사만 나눈 사이일 뿐 이었다.
남지현이 10년간 활동하며 출연한 작품만 드라마와 영화를 모두 합쳐 30여편에 달한다. CF도 상당수다. 그러나 남지현은 자신이 출연한 작품을 모두 기억하고 있었다. 남지현은 "솔직히 말씀드리면 작품을 많이 한 것 같지만, 사실 일년에 한 두 편씩 밖에 안 찍었다. 매 해마다 연말에서 연초로 넘어가는 작품을 많이 찍어서 지금도 다 생각이 난다"고 회상했다.
"저는 작품을 시기마다 잘 만난 것 같아요. 솔직히 '이 때부터 성인 연기를 해야지'라고 생각한 적은 없어요. 제 나이대에 맞는 역할을 항상 찾아서 했던 것 뿐이거든요. 중고등학교 때는 당연히 아역밖에 할 수 없었죠. 누구의 딸이거나 막내 동생이거나. 그러다가 20살이 됐을 때 성인 역할을 맡게 된거죠. 올해 초 드라마 '앤젤 아이즈'도 타이밍이 좋았고, '가족끼리 왜 이래'도 작품을 잘 만난 것 같아요.(웃음)"
남지현은 올해 대학생이 된 14학번 새내기다. 서강대학교 심리학과에 진학한 남지현은 드라마를 위해 어쩔 수 없이 휴학을 선택했다. 남지현은 "쉬는 날이 있기는 하지만 계산을 해보니 제대로 연기에 집중할 수 없을 것 같았다. 또 과제도 있을 것 같아 제대로 못할 바에는 차라리 드라마에 집중하자는 생각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린 시절부터 줄곧 연기만 해온 남지현이 왜 심리학과에 들어간 것일까. 남지현은 "내가 좋아서 하는 공부"라고 강조했다.
"사실 왜 심리학과에 진학했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저 역시 연극영화과를 가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죠. 그런데, 어릴 때부터 대본을 보면서 지내다보니 자연스럽게 '얘는 왜 이 상황에서 어떤 생각으로 했을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어요. 그런 쪽으로 관심이 생기면서 심리학을 공부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죠. 오히려 그게 더 연기에 도움이 될 것 같았어요. 솔직히 연기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학문은 아니지만, 저는 그냥 심리학 자체를 공부하는 걸 좋아해요."
남지현에게 인터뷰 말미, 명절 인사를 부탁했다. 그러자 지금까지의 밝은 표정은 잠시 거두고, 사뭇 진지한 표정으로 인사를 건넸다.
"아직 올해가 다 가지는 않았지만, 올해 정말 슬픈 사건들이 많았잖아요? 전 국민이 슬퍼하실 일이 굉장히 많았는데, 이번 추석에는 가족들이 모이셔서 행복한 추석, 웃을 수 있는 추석을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맛있는 것도 드시고. 그 어느 때보다 즐거운 추석이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배우 남지현.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의상협찬 = 박술녀 한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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