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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걸그룹 레이디스 코드 멤버 고(故) 권리세(리세)와 고은비(은비) 함께 세상을 떠났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순식간에 가요계는 슬픔으로 물들었다. 많은 관계자들이 레이디스코드가 실력과 인성을 갖춘 아티스트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고인의 발인은 오는 9일 오전 9시 빈소가 차려진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유족과 소속사 연예인 및 관계자들은 눈물로 리세를 보냈다. 불과 4일전에 은비와 이별한 아픔이 치유되기도 전에 리세와 작별을 고해야 했다.
권리세는 지난 2010년 MBC ‘위대한 탄생’에 출연하면서부터 이름을 알렸다. 당시 예쁜 외모로 주목받았지만 이후 책임감 있는 모습과 근성으로 멘토 및 동료들에게 인정받았다. 그 결과 수년간의 트레이닝을 거쳐 데뷔에 성공했다.
레이디스코드의 첫 걸음은 성공적이었다. 권리세 걸그룹이라는 타이틀 뿐만 아니라 신예 걸그룹들과 비교해 수준 높은 가창력과 훌륭한 퍼포먼스로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데뷔앨범 ‘CODE#01 나쁜여자’로 데뷔한 후 한 음악방송 대기실에서 만났던 멤버들의 모습을 잊지 못한다. “요즘 레이디스코드가 실력이 좋다고 소문이 났다”고 칭찬을 건네자 다섯 멤버들 모두 어쩔줄 몰라하며 허리를 숙여 꾸벅꾸벅 인사를 하고 감사를 표현했다. 두 눈을 크게 뜨며 “그게 사실이냐”며 놀라워하고 기뻐하기도 했다. 20대 초반 소녀들의 귀엽고 순수한 모습이 재미있어 크게 웃다가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졌었다.
지난달 ‘KISS KISS’를 발매하기 직전엔 언론사 사무실로 들어와 직접 인사를 했었다. 편안한 차림으로 점심시간 대에 사무실을 방문했었는데, 다들 식사를 하러 나간 터라 많은 기자들을 만나지 못해 아쉽다고 속상해 했었다. 또 기자가 리세의 바뀐 헤어스타일을 언급하자 “이런 탈색을 처음 해봤다. 어울리냐”라고 물으며 반응을 궁금해 했다. 다들 예뻐졌다는 다소 식상한 칭찬에도 “감사하다”고 거듭 인사했다. 더 열심히 할테니 예쁘게 봐달라는 싸인CD의 멘트도 기억에 남는다. 레이디스코드는 더우니까 건강 조심하라며 약 10분간 사무실에 머물다가 떠났다.
기자가 본 은비와 리세의 마지막은 음악방송 대기실에서였다. 다른 가수의 인터뷰 때문에 레이디스코드 멤버들에게 말 한마디 건네지 못했는데, 뒤늦게 아쉬움과 속상함으로 남는다. 그 당시 레이디스코드 멤버들은 역시나 밝았다. 방송국 관계자나 동료들이 지나갈 때는 예의바르게 큰 소리로 인사를 건넸고 싹싹하게 근황을 묻기도 했다. 대기실 복도를 돌아다니며 노래 연습을 하는 멤버도 있었다. 요즘 너무 잘하고 있다고, 더 열심히 하라고 왜 말을 걸지 못했을까 후회스럽다.
레이디스코드를 알던 모든 이들은 “정말 착하고 겸손한 친구였다. 예쁜 아이들이 어린 나이에 숨지다니 하늘도 무심하다”라며 속상해했다. 관계자들이 은비와 리세의 소식에 더 가슴아파하고 진심으로 슬퍼한건, 그들이 가수로서 뿐 아니라 인간적인 됨됨이가 된 친구들이었기 때문이다.
한편 9일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면서도 리세의 발인에 참여한 레이디스코드 멤버들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했다. 특히 최근 수술을 마치고 회복 중인 소정은 휠체어를 타고 발인 예배와 발인식에 모두 참석했다. 모자를 눌러쓰고 마스크를 착용해 표정을 볼 수는 없었지만 손으로 입을 막고 어깨를 들썩이며 오열했다.
주니 역시 은비 발인때와 마찬가지로 목에 깁스를 하고 참석했다. 제대로 서있지도 못하는 터라 매니저의 부축을 받고 이동했다. MBC ‘위대한 탄생’에서 인연을 맺었던 노지훈은 운구를 도왔다. 이 외에도 양동근, 선우, 최진이, 오윤아, 이태권 등이 참석해 슬픔을 나눴다.
고인의 유해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될 예정이며 장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가족들과 일본으로 건너가 현지에 있는 친지, 친구들과 다시 한 번 장례를 치르고 안치된다.
앞서 권리세가 소속된 레이디스 코드는 지난 3일 대구에서 진행된 녹화 스케줄을 마치고 돌아오던 새벽 1시30분께 경기 용인시 기흥구 신갈동 영동고속도로 인천방향 신갈분기점 부근에서 타고 있던 차량이 전복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고 고은비가 안타깝게 숨졌고, 권리세는 머리를 크게 다쳐 장시간에 걸쳐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7일 오전 10시 10분께 경기 수원시 영통구 아주대학교 병원에서 향년 23세로 숨을 거뒀다.
소정은 골절상을 당해 상악골 부분접합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이며 애슐리와 주니는 부상은 경미하나 이번 사고로 크게 충격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고 리세 발인식.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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