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김성근 감독이 다시 주목 받는다.
고양 원더스의 해체. 김성근 감독도 2011년 8월 SK서 나온 뒤 3년만에 야인이 됐다. 김 감독은 언론을 통해 프로팀으로부터 정식 영입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정규시즌이 끝나면 포스트시즌 탈락 팀들을 중심으로 김 감독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구단이 최소 1팀 이상 있을 것이라는 게 야구계 중론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SK 이만수 감독, KIA 선동열 감독, 한화 김응용 감독이 계약을 종료한다.
김성근 감독이 상종가를 치는 건 당연하다. 일단 계약 만료 사령탑이 적지 않다. 그리고 최근 프로야구 감독들의 계약기간은 사실상 휴지조각이다. 계약기간이 남아있다고 해서 안심할 사령탑은 없다. 야인이 된 김 감독에 대한 매력이 극대화될 수밖에 없는 환경. 그는 현 시점에서 확실한 성적과 리빌딩을 동시에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지도자다.
▲ 최근 몇 년간 성공한 젊은 지도자가 많지 않다
구단들은 대체로 젊은 지도자를 선호한다. 구단 입장에서 상대하기 편한 것도 사실이지만, 모기업과의 참신한 이미지와도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프로야구를 운영하는 대부분 기업은 굴지의 재벌이다. 미래지향적이다. 젊고 세련된 이미지를 표방한다. 실질적 수익이 없는 야구단은 그룹 이미지 메이킹의 좋은 수단. 젊은 지도자가 팀을 잘 이끄는 게 모기업 입장에선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대기업은 아니지만, 넥센이 염경엽 감독을 내부 승격시켜 성공 케이스를 만들어가고 있다. 올 시즌 초에 LG서 나온 김기태 전 감독 역시 확고한 야구관을 인정 받았다. 하지만, 두 감독을 제외하곤 최근 성공한 젊은 지도자가 많지 않다. 통합 4연패에 도전 중인 류중일 감독도 삼성이 자랑하는 성공한 지도자이지만, 사실 감독에 앞서 코치만 10년을 역임한 베테랑 지도자다. 단순히 젊은 피는 아니다.
한 야구관계자는 “구단들은 젊은 지도자를 원하지만, 최근 10년을 돌아보면 감독으로 성공한 젊은 지도자가 많지 않다. 경험 있는 베테랑 지도자 수요가 여전한 이유”라고 했다. 물론 구단들이 젊은 지도자를 충분히 기다려주지 못한 측면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새롭게 감독을 맡은 지도자 중에서 구단과 팬들에게 만족감을 안겨주지 못한 케이스도 많았다. 이런 흐름 속에서 김 감독 프로 복귀 가능성이 무르익고 있다. 김 감독 특유의 노련한 지도력을 선호하는 구단 수뇌부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 하향평준화 바로잡힐 것이란 기대감
공교롭게도 김 감독이 SK를 떠난 이후 국내야구 전반적 수준이 하향평준화 됐다는 지적이 많았다. 올 시즌 극강 타고투저는 그 결과물이라는 게 다수 야구관계자의 평가. 물론 타자들 수준이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투수력과 수비력, 기동력 등 나머지 파트에선 제자리걸음 혹은 퇴보한 경향이 있다는 지적이 일반적이다.
김 감독은 야구 장인이다. 투수 출신이지만, 직접 투수, 타자들에게 공수주를 모두 전문적으로 가르칠 수 있는 몇 안 되는 지도자다. 김 감독의 SK가 리딩구단이었던 시절, 한국야구의 국제적 역량도 높게 평가됐다. 올림픽, WBC 선전 모두 김 감독이 프로에서 SK 전성기를 달렸을 때와 맞물렸다. 2000년대 말 국내야구 패러다임을 개척하고 이끌면서, 국내야구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감독이 프로에 컴백할 경우 그 팀의 전력과 리빌딩은 물론이고 국내야구 전반적 수준의 향상을 유도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물론 김 감독이 실제로 프로에 복귀할 경우 성공할 수 있을지 없을지, 한국야구 패러다임을 또 한번 뒤흔들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일이긴 하다. 시간이 적지 않게 걸릴 수도 있다.
▲ 현장-프런트 파워게임 흐름 바뀔까
종목을 막론하고 프로스포츠에선 현장과 프런트의 파워게임이 존재한다. 최근 국내야구에는 무게중심이 현장보다는 프런트에 있다는 게 중론. 특히 김 감독이 SK서 나간 이후 그런 흐름이 더욱 심화됐다. 김성근 감독은 과거 몸 담았던 대부분 팀서 프런트 고위수뇌부와의 마찰로 파열음을 냈다. 특유의 확고한 현장중심 사고방식이 프런트 사고방식과 배치되는 부분이 있었다.
프로는 성적으로 말한다. 파워게임이 어떤 결말을 가져오든 감독이 성적만 내면 인정되고 또 한편으로는 파워게임 결과가 묻힌다. 김 감독은 단순히 그런 걸 참지 못하는 성격이다. 과정과 결과 모두 의미 있어야 그 팀과 선수는 물론 국내야구가 발전한다는 지론이다. 김성근 감독이 만약 내년에 프로에 돌아온다면, 프런트 중심으로 치우친 파워게임 흐름을 현장으로 되돌릴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무엇이든 적절한 균형이 이뤄져야 소통이 잘 되는 법이다.
야인이 된 김 감독을 향한 야구계의 관심과 기대가 매우 높다. 김 감독 행보에 따라 올 시즌 이후 국내야구가 또 한번 전환점을 맞이할 수도 있다.
[김성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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