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김진성 기자] “좋다고, 나쁘다고 볼 수도 없죠.”
국내야구는 14일 경기를 끝으로 9월 30일까지 보름간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돌입한다. 10월 1일부터 17일까지 잔여 51경기를 치르는 일정. 현재 치열하게 전개 중인 4위싸움도 잔여경기가 종료돼야 결말이 난다. 4위싸움의 포인트는 결국 마운드. 투수들이 얼마나 버텨주느냐에 따라 포스트시즌 막차 티켓 주인공이 바뀔 수 있다. 현재 4위싸움 중인 LG 두산 SK 롯데 모두 마운드에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는 마운드를 재정비할 수 있는 시간. 특히 선발투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관건이다. 그동안 4~5일 휴식을 취한 뒤 꾸준히 마운드에 올랐던 선발투수들이 갑작스럽게 보름을 쉬고 마지막 진검승부에 돌입한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13일 부산 두산전을 앞두고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잘 보내야 한다. 선발투수들의 경우 꼭 좋거나 나쁘다고 볼 수 없다”라고 했다.
▲ 체력 세이브, 투구감각 유지가 관건
최근 각 팀 간판타자들에게서 “힘들다”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당연히 그럴 때다. 100경기를 넘게 소화한 시점. 9월 중순임에도 일교차가 매우 심하다. 컨디션, 체력 관리가 쉽지 않다. 매일 출전하는 타자들에겐 확실히 힘든 부분. 그런데 거의 매일 대기하는 불펜 투수들은 물론, 4~5일 간격으로 등판하는 선발투수들 역시 시즌 막판엔 똑같이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게 야구관계자들의 평가다. 김 감독은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투수들에게도 체력 세이브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했다.
그런데 선발투수들의 경우 보름간의 갑작스러운 휴식기가 반드시 호재라고 할 순 없다. 선발투수들은 등판 일정과 간격에 굉장히 예민하다. 아시안게임 휴식기는 분명 돌발 스케줄. 김 감독은 “투구 감각을 잃어버릴 수 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선발투수에게 꼭 좋지도, 나쁘지도 않다”라고 했다. 수 없이 던진 공이지만, 꾸준히 실전 등판해야 구위와 제구력이 유지되는 투수가 있다. 반대로 푹 쉬고 더욱 힘을 내는 투수도 있다.
결국 개개인 특성에 따라 아시안게임 휴식기를 효율적으로 보내야 한다. 롯데의 경우 23일과 24일 부산에서, 26일과 27일 대구에서 삼성과 4차례 연습경기를 치른다. 김 감독은 “삼성과의 연습게임 때 선발투수들을 차례대로 내보낼 생각”이라고 했다. 롯데는 아시안게임 이후 10경기를 치른다. 유먼 옥스프링 장원준 송승준이 2~3차례 등판한다. 적절한 실전감각 유지가 필요하다.
▲ AG 치르는 선발투수들 행보는
최근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투수들이 잇따라 부진한 투구를 선보였다. 투구 밸런스가 최상의 상황과 거리가 있다. 아시안게임에 나서지 않는 투수들은 휴식기에 투구 밸런스 재점검을 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 나서는 투수들의 경우 그럴 여유가 없다. 부담스러운 국가대항전을 위해 전력피칭에 나선다. 2주간 실전을 치르지 않는 대부분 투수들과는 완전히 다른 스케줄을 소화하게 된다.
김 감독은 “지난해에도 WBC 후유증이란 게 있지 않았나. 이번에도 지켜봐야 한다”라고 했다. 물론 WBC와 아시안게임은 다르다. WBC는 시즌 전(3월)에 열린 대회. 최상의 투구 컨디션을 갖추기 위해 평소보다 페이스를 빨리 끌어올린 대표팀 투수들 중 일부가 시즌 중 체력적, 심리적으로 흔들렸다. 지난 1~3회 WBC에 참가한 투수들 중 그해 정규시즌을 완전히 망친 투수도 더러 있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시즌 막판에 열리는 대회. 김 감독은 “투수들의 경우 아무래도 국제대회를 치르고 나면 변수가 많이 발생한다”라고 했다. 사실 아시안게임서 적절하게 실전등판을 하는 선발투수들은 아시안게임 휴식기에 갑작스럽게 쉬는 투수들에 비해 오히려 투구감각과 리듬 유지에 유리할 수도 있다. 오히려 김광현, 양현종, 이재학의 최근 페이스가 썩 좋지 않다는 게 대표팀 최대 고민. 아시안게임 휴식기 투수 관리가 국내야구 4위다툼의 또 다른 키워드로 떠올랐다.
[프로야구 경기장면.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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