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표팀 마운드, 정말 괜찮을까.
국제대회서 마운드 운영은 굉장히 중요하다. 인천 아시안게임 야구는 5경기만에 금메달 향방이 결정되는 초단기전. 선발, 불펜 보직, 선발 순번을 어떻게 짜느냐에 따라 마운드 위력이 극대화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16일 대표팀 연습이 진행된 잠실구장에서 만난 류중일 감독의 머리 속은 복잡했다. 의도적으로 감추는 부분도 있었지만, 확답을 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었다.
16일에는 임창용을 제외하곤 불펜피칭을 한 투수가 없었다. 소속팀 등판 일정에 따른 루틴을 지켜주기로 했다. 대표팀 대부분 투수는 17일부터 차례로 불펜에 들어가서 몸을 푼다. 류중일 감독은 일단 조계현 투수코치에게 불펜피칭 결과를 보고 받는다. 그 결과에 따라 LG와의 연습경기 마운드 운영을 확정한다. LG전 결과, 그 이후 불펜피칭을 실시한 투수들의 컨디션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아시안게임 마운드 운영계획을 확정할 수 있다. 몇 가지 변수가 있다.
▲ 포커스는 24일 대만전
류 감독은 애당초 “준결승전, 결승전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했다. 본래 원투펀치 김광현과 양현종을 준결승전과 결승전에 선발로 배치한 뒤 예선 마운드 운영 계획을 세부적으로 짜려고 했다. 그러나 이후 류 감독의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류 감독은 “24일 대만전에 포커스를 맞춘다”라고 했다. 대만전서 김광현 혹은 양현종을 투입하겠다는 의미. 그럴 경우 두 사람 중 1명은 26일 준결승전 등판을 포기해야 한다.
류 감독은 왜 그런 결정을 했을까.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대만전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만에 패배할 경우 준결승전서 A조 1위가 유력한 일본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대만을 잡아야 준결승전서 일본을 피하고 A조 2위가 유력한 중국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일본통 두산 송일수 감독은 “기본기를 중시하는 일본 사회인 대표팀 수준이 만만찮다. 일본 프로2군과 실력 차이가 그렇게 크지 않다”라고 했다.
또 하나는 예상보다 대표팀 투수들의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광현과 양현종을 27일 준결승전과 28일 결승전 선발로 배치할 경우 24일 대만전은 두 사람 없이 치러야 한다. 그러나 류 감독은 두 사람 중 1명을 선발로 투입하지 않고선 대만전 승리가 쉽지 않다는 걸 인지했을 가능성이 크다. 류 감독은 “대만전 선발투수는 투구수에 따라서 준결승전 혹은 결승전서 구원투입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 준결승전, 원투펀치 없이 치른다?
현실적으로 28일 결승전에 1선발이 나선다고 보면 태국과의 22일 예선 첫 경기 선발로도 나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결국 24일 대만전은 2선발이 나설 가능성이 크다. 류 감독은 LG전 직후 태국전 선발투수를 밝히기로 했다. 그럴 경우 자연히 24일 대만전 선발투수 윤곽도 드러날 전망이다. 일반적으로는 22일 태국전과 28일 결승전은 에이스 김광현, 24일 대만전은 양현종 등판이 유력하다.
그렇다면 준결승전 운영이 중요하다. 2선발이 24일 대만전에 투입되면 27일 준결승전 등판이 힘들기 때문. 결국 1~2선발 없이 준결승전을 치러야 한다는 시나리오가 나온다. 류 감독은 “준결승전서 어느 팀을 만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라고 했다. 기본적으로는 또 다른 선발요원 이재학과 이태양이 힘을 내야 한다. 이재학과 이태양은 히든카드 홍성무의 보직에 따라 준결승전에 나올 수도, 나오지 못할 수도 있다. 보직도 바뀔 수 있다. 심지어 두 사람이 준결승전에 동시에 투입될 수도 있다. 투구수와 컨디션에 따라 결승전 조커지원 여부도 결정된다.
▲ 홍성무는 선발일까 불펜일까
유일한 아마추어 홍성무(동의대)가 18일 LG와의 연습경기 선발투수로 나선다. 기본적으로 홍성무를 제외한 10명의 특성과 기량 파악은 끝난 상태다. 그러나 류 감독과 조 코치가 직접 홍성무 피칭을 본 적은 없다. 류 감독은 “홍성무가 동의대에선 2~3이닝을 막는 마무리였다는데 구위를 살펴보고 싶다”라고 했다. 일반적으로 투수 구위가 좋지 않으면 마무리로 긴 이닝을 소화하기 힘들다. 경성대 사령탑 윤영환 코치도 류 감독에게 이미 홍성무의 구위와 기량이 수준급이라고 귀띔한 상태다.
류 감독은 “홍성무 구위가 괜찮으면 불펜 필승조로 투입하고,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경우 약체 팀과의 경기에 선발로 투입할 것”이라고 했다. 홍성무 보직에 따라 마운드 운영에 변수가 생길 수 있다. 홍성무가 선발로 나설 경우 결국 25일 홍콩전일 가능성이 크다. 28일 결승전에 나설 에이스가 22일 태국전에 나서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홍성무의 24일 대만전 선발등판 가능성은 낮다. 더구나 홍성무의 구위가 좋으면 불펜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어차피 대표팀에는 이태양과 이재학이라는 선발자원이 있다. 대표팀으로선 홍성무를 불펜 필승조로 투입하고, 25일 홍콩전을 이태양 혹은 이재학으로 막고 투구수에 따라 1명을 준결승전과 결승전 조커로 활용하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마침 대표팀 불펜투수들이 최근 정규시즌서 불안했다. 홍성무가 불펜에 합류할 경우 대표팀 마운드에 큰 도움이 된다.
[위에서부터 김광현 양현종 대표팀 투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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