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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더 이상 여제가 아니라 전설이다.
한국 여자 플러레 대표팀이 단체전 금메달을 땄다. 한국은 24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중국과의 결승전서 이겼다. 1998년 방콕,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 대회에 이어 아시안게임 5연속 우승 위업을 달성했다. 무려 16년간 플러레 정상을 지킨 것이다. 얼굴과 팔을 제외한 몸통 찌르기만 허용되고, 동시타가 허용되지 않는 플러레의 경우 매우 정교한 종목이다. 이 종목에서 16년간 아시아 정상을 지켰다는 건 그만큼 한국 여자펜싱의 저력이 대단하다는 의미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서 특정 선수, 혹은 단체가 3~4연속 우승을 달성한 적은 종종 있었다. 그러나 이번 5연패, 지난 16년을 돌아보면 공통점이 하나 발견된다. 지난 2002년 대회부터 남현희(성남시청)가 연관됐다는 점이다. 남현희는 방콕 대회 때는 참가하지 않았지만, 부산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 단체전 2~5연패에 모두 기여했다.
더구나 남현희는 도하 대회와 광저우 대회서는 개인전마저 석권하며 두 대회 연속 2관왕에 올랐다. 남현희는 인천에서 3연속 2관왕에 도전했으나 개인전 준결승전서 후배 전희숙에게 무릎을 꿇으면서 아쉽게 대기록을 세우지 못했다. 그러나 남현희는 단체전 5연패를 이끌면서 아시안게임 4연속 금메달이라는 대위업을 세웠다.
남현희는 올해 만 33세다. 이미 결혼도 했고 슬하에 딸도 있다. 펜싱대표팀에서 나이가 가장 많다. 12년 전 부산에선 막내였지만, 이젠 동생들을 이끄는 정신적 지주가 됐다. 한국 펜싱을 대표하는 간판스타가 된지 오래다. 남현희는 지난 2008년 베이징올림픽 플러레 개인전 은메달에 이어 2012년 런던올림픽서도 단체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현희가 올림픽(은메달 1개, 동메달 1개)과 아시안게임(금메달 6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서 따낸 메달만 정확히 10개다. 그 사이 아시아선수권 금메달 4개, 세계선수권대회 동메달 4개를 더하면 국제대회서만 메달 18개를 수집했다.
이런 점들만 보더라도 남현희가 지난 10여년간 걸어온 길이 대단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수 많은 대표 선수 선발전을 통과했고, 후배들과의 경쟁을 이겨냈다. 한국 펜싱은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세대교체 되고 있다. 사브르에선 2년 전 런던에서 금메달을 땄던 간판스타 김지연이 후배 이라진에게 무릎을 꿇었다. 남현희만 해도 플러레 개인전서 전희숙에게 덜미를 잡혔다. 한국 펜싱은 점점 저변이 넓어지고 있고 선수층이 두꺼워지고 있다.
결국 남현희가 10년 이상 아시아 정상권, 아니 세계정상권으로 군림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다. 더 이상 펜싱 여제라고 해선 안 될 것 같다. 강산이 바뀐다는 10년, 아니 12년간 아시아와 세계를 쥐락펴락하고 있다. 남현희가 한국여자펜싱, 여자 플러레 역사이고, 여자 플러레, 한국여자펜싱의 역사가 남현희 그 자체다. 남현희가 인천에서 한국 펜싱 전설로 거듭났다.
[남현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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