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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수술밖에 방법이 없다.”
박봉덕(동해시청)은 25일 옥련국제사격장에서 열린 사격 남자 50m 소총복사 동메달을 따낸 뒤 어색하게 웃었다. 올해 41세의 베테랑 사수. 권총보다 소총 부문 선수층이 얇아 선수생활을 오래하고 있지만, 마음 한 켠에는 “후배들이 잘해줘서 뒤처지면 안 된다”라는 사명감이 앞섰다. 박봉덕은 이번 대회서 단체전 은메달과 개인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봉덕은 “나이가 많다. 끝물이다. 후배들이 잘해줘서 나도 자극을 받아 좋은 결과를 냈다”라고 했다. 이어 “아시안게임은 4번째 출전이다.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지만, 실력이 된다면 계속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라고 했다. 중학교 1학년 시절부터 시작한 사격. 29년간 총을 잡아왔다. 그는 “도하 아시안게임서 4위를 차지했을 때가 아쉬웠다. 카자흐스탄 선수가 너무 잘 쏴서 메달을 따지 못해 아쉬웠다”라면서 이번 인천 대회 메달 획득에 만족했다. 물론 그는 “선수라면 누구나 금메달 욕심이 있다”라며 은퇴 전 종합대회 금메달 획득이 여전히 목표임을 내비쳤다.
박봉덕은 “가족이 멀리서 응원해주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곧바로 아시안게임에 임해 가족들을 보지 못한 지 오래됐다. 가족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라고 했다. 스스로 돌싱(이혼남)이라고 당당히 밝혔지만, 베테랑 사수를 묵묵히 응원해주는 가족이 있기에 박봉덕은 힘을 내서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
박봉덕은 “상무시절 기록이 제대로 나오지 않아 좌절한 적이 있었다. 30대가 되자 발이 아파왔다”라고 했다. 사격선수들이 신는 신발이 발가락을 너무 꽉 옥죄어서 신경까지 자극했다고 한다. 현재 박봉덕은 발에 신경통을 안고 있는데,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사격선수에겐 악재다. 박봉덕은 “신경을 자르는 것 외엔 방법이 없다. 완치도 안 된다. 계속 안고 가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박봉덕은 그래도 극복했다. 그는 “한진섭이라고 소총 간판선수가 있다. 그 선수가 무섭게 치고 나가길래 나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발가락 수술 여부는 타이밍을 봐야 한다”라고 의지를 다졌다. 2년 뒤 리우올림픽, 아니 4년 뒤 자카르타 아시안게임서 다시 한번 베테랑 총잡이 얼굴을 볼 수 있을 지 궁금하다.
[박봉덕. 사진 = 인천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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