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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결국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도마의 신’ 양학선(한국체대)이 주종목 도마 최강자 자리에서 내려왔다. 양학선은 25일 인천 남동체육관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기계체조 종목별 결승 도마 결선서 15.200점으로 2위를 차지했다. 대신 홍콩의 무명 쉭 웨이 헝이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양학선은 아시안게임 2연패에 실패했다.
금메달이 당연하게 여겨졌던, 그래서 더욱 충격적인 양학선의 은메달이다. 양학선은 2010년 도하 아시안게임과 2012년 런던 올림픽서 연이어 금메달을 따냈다. 2011년,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 역시 금메달을 놓치지 않았다. 양학선이 국제무대서 도마 금메달을 놓친 건 시니어 데뷔 이후 처음이라고 보면 된다.
결국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양학선은 아시안게임 직전 오른쪽 햄스트링을 다쳤다. 하지만, 수년간 도마에서 뛰고 구른 양학선은 고질적으로 다리에 부상이 있었다고 봐야 한다. 이제까진 적절한 치료와 재활, 정신적인 무장으로 극복했지만, 이번엔 그러지 못했다. 양학선은 지난 21일 단체전서 15.500점으로 리세광(15.525점)에게 뒤지면서 이상신호가 감지됐다. 주종목은 아니지만, 링과 마루에서도 좋지 않았다. 다리 부상으로 정상적인 연기를 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었다. 신체 밸런스가 많이 무너져있었다.
결국 주종목 도마에서도 제대로 연기를 하지 못했다. 결선 출전 10명의 선수 중 5번째로 연기한 양학선은 3번째로 연기한 리세광을 보고 출전했다. 리세광이 크게 부진하면서 양학선도 약간의 여유를 찾은 상황. 그러나 양학선은 1차시도서 난이도 6.0의 양학선1을 시도했으나 착지가 다소 흔들렸다. 세바퀴를 회전하지 못하고 두바퀴 반에 그쳤다. 결국 여홍철2를 구사한 모양새가 됐다.
양학선은 2차시기서 승부수를 걸었다. ‘양학선2’(도마를 앞으로 짚은 뒤 세바퀴 반 돌기)를 시도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양학선의 현재 몸 상태로 양학선2는 무리였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다리에 강한 회전력을 걸지 못한다. 세바퀴를 완벽하게 돌았으나 세바퀴 반은 아니었다. 결국 양학선1을 연기한 모양새가 됐다.
전반적으로 부상으로 신체 밸런스가 흔들렸고, 착지에서 크게 흔들리면서 점수를 대폭 까먹었다. 1차시기 페널티가 두고두고 아쉽다. 양학선은 런던올림픽 이후 ‘양학선2’를 연마했으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땐 양학선1, 혹은 여홍철2를 구사하며 난도를 조절해왔다. 그러나 이번엔 승부수를 던질 수밖에 없었고, 결국 무너졌다.
결과론이지만, 좋지 않은 몸 상태로 24일 마루와 링에 참가한 것도 결국 컨디션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됐다. 좋지 않은 순위를 받으면서 자신감도 잃었고, 리세광에겐 자신감을 안겨주는 계기가 됐다. 차라리 단체전 이후 푹 쉬면서 이날 결전에 대비하는 게 나을 수도 있었다. 물론 현 시점에선 부질 없는 가정이지만 말이다.
양학선으로선 인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대한 애착이 컸을 것이다. 체조 팬들도 당연히 양학선은 금메달을 따줄 것이라고 봤다. 하지만, 도마의 신도 결국 인간이었다. 부상 앞에서 자유로운 인간은 아무도 없다. 그만큼 건강한 몸 관리, 종합대회 2연패가 쉽지 않다. 양학선으로선 건강의 중요성을 절감한 아시안게임이었다.
[양학선. 사진 = 인천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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