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마침내 국제대회 恨을 풀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이 28일 대만을 꺾고 아시안게임 2연패에 성공했다. 류중일 감독도 그동안의 부담감을 떨쳐냈다. 마침내 국제대회 우승 감독이 됐다. 류 감독은 2011년 삼성에 부임해 지난 3년 연속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통합 3연패에 성공했지만, 국제대회서는 유독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류 감독이 국제대회서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단 한 차례다. 2011년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서 류 감독은 소속팀 삼성을 이끌고 출전해 소프트뱅크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류 감독은 당시 우승으로 정규시즌+한국시리즈+아시아시리즈까지 제패한 국내 최초의 감독으로 기록됐다. 이른바 트리플 크라운.
이후에는 쓴맛의 연속이었다. 류 감독은 2012년 11월에도 삼성을 이끌고 부산에서 열린 아시아시리즈에 출전했으나 예선 탈락의 쓴맛을 봤다. 류 감독은 초유의 트리플크라운 2연패에 도전했으나 실패했다. 당시 삼성의 전력은 국내 최고수준이었으나 홈이나 다름없는 부산에서 참패를 맛봤다. 류 감독은 예선탈락이 확정된 뒤 “죄송하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류 감독은 약 3개월 후 태극마크를 달고 다시 한번 국제대회에 나섰다. 이번엔 국가대표팀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11년 아시아시리즈서 우승했던 대만 타이중을 다시 찾았으나 또 다시 참패를 맛봤다. 대표팀은 대만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하면서 꼼꼼하게 대회를 준비했으나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교체된 선수가 수두룩할 정도로 대표팀 분위기가 썩 좋진 않았다. 결국 예선 1차전서 네덜란드에 충격의 영봉패를 당하면서 1라운드 탈락 수모를 안았다. 호주와 대만을 연파했으나 승자승 원칙에 의해 조3위로 밀리며 씁쓸히 귀국길에 올랐다.
류 감독은 크게 기대를 걸지 않았던 2013년 아시아시리즈서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 당시 삼성은 대부분 주전이 빠진 채로 대만 타이중에 입성했다. 예선탈락은 하지 않았지만, 준결승전서 캔버라 카발리(호주)에 덜미를 잡히면서 2년만의 우승 꿈을 접었다. 소속팀에서의 2차례, 국가대표팀에서의 1차례 쓴맛. 국내에서 승승장구한 류 감독 커리어에 상처가 생겼다.
그래서 이번 아시안게임이 류 감독에겐 매우 중요했다. 매우 부담스러운 자리다. 지난해 통합 우승을 차지한 뒤 우승팀 감독 자격으로 다시 한번 맡은 대표팀 감독직.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부진을 만회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컸다.
또한, 아시안게임은 언젠가부터 대표팀에 ‘우승해야 본전’이란 평가가 뒤따랐다. 일본이 사회인 대표팀을 출전시켜왔고, 대만도 한국보다는 사실상 한 수 아래였기 때문. 병역혜택이 걸린 대회라는 특수성도 류 감독의 부담감을 가중시켰다. 류 감독은 일찌감치 “최고의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할 것”이라고 했지만, 병역 미필자들을 전혀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대표팀 선수선발에 잡음을 일으킨 것도 사실이다.
류 감독은 이 모든 것들을 정면 돌파했다. 지난 15일 대표팀이 소집된 이후 확고한 원칙 속에서 자율을 추구했다. 시즌 중이라 피곤한 선수들에게 많은 훈련을 지시하지 않았다. 박병호에게 주장을 맡겼고, 대표팀 경험이 많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중용했다. 태국, 홍콩, 대만, 중국 등 애당초 한국의 적수는 없었다. 하지만, 돌 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넜다. 철저한 분석과 맞춤형 대응으로 5전전승 우승을 이끌었다.
류 감독은 아시안게임 우승으로 더 이상 ‘국내용 감독’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했다. 그동안 국제대회서 받았던 상처와 수모도 씻어냈고, 국제적으로도 좋은 리더라는 걸 입증했다. 수준이 떨어지는 팀을 국내에서 상대하며 우승에 골인했지만, 류 감독의 리더십은 단연 돋보였다. 류 감독 개인적으로도 국제대회 한을 풀었다.
[류중일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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