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전드라마' 오진혁, 양궁 역사 남을 명승부 연출했다

[마이데일리 = 인천 안경남 기자] 각본 없는 드라마였다. 오진혁(33,현대제철)이 아시안게임 남자 양궁 리커브 개인전 결승에서 짜릿한 역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오진혁은 28일 오후 인천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2014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양궁 리커브 개인전 결승에서 용지웨이(중국)를 세트스코어 6-4로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로써 오진혁은 노골드 위기에 놓였던 남자 양궁에 금메달을 안기며 활짝 웃었다.

한국 남자 양궁 자존심 오진혁이 한 편의 역전드라마를 만들었다. 오진혁은 2세트를 먼저 내주며 패배 위기에 몰렸다. 1세트만 더 내주면 끝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오진혁은 침착하게 용지웨이를 추격했다. 조금씩 10점에 가까워지면서 3세트서 10-10-10으로 승점 2점을 만회하더니, 4세트까지 잡아내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운명의 5세트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다. 오진혁이 먼저 10점, 9점을 쏘자 용지웨이가 9점, 9점을 기록했다. 마지막 발에서 오진혁이 10점을 쏘면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오진혁의 마지막 화살은 8점에 꽂혔다. 순간 관중석에선 탄식이 흘러나왔고 오진혁도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그대로 끝날 것 같던 경기는 운명처럼 오진혁의 손을 들어줬다. 용지웨이의 화살도 8점을 맞았다. 관중석에선 환호성이 쏟아졌고 오진혁은 코칭스태프와 껴안으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만끽했다.

오진혁은 경기 후 “이렇게 끌려가는 경기를 한 게 처음이다. 질거란 생각은 안했지만 마지막 화살이 8점에 맞을 때 지는 줄 알았다”며 “운이 따랐다”고 웃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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