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야구 국가대표팀이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땄지만 이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금메달을 딴 것에 대해 축하를 해줘야 하겠지만 왜 이러한 논란을 낳았는지는 모두가 한 번쯤 생각을 해봐야 한다.
목표로 했던 금메달 획득은 마땅히 축하해야 할 일이고 그동안 고생했던 류중일 감독 및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도 박수를 보내야 한다. 하지만 금메달을 따는 과정이 썩 개운치만은 않았다는 점이 이 같은 논란을 낳았다. 경기력도 토너먼트 들어 매끄럽지 못했고 특정 선수들의 발언에 대한 일부 팬들의 비난도 이어지고 있다. 때문에 지금은 금메달의 기쁨보다는 왜 이러한 얘기들이 나왔는지에 대해 냉정한 생각이 필요하다.
야구 대표팀은 지난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렸던 대회 결승전에서 대만에 극적인 6-3 역전승을 거두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보는 이들에게는 기억에 오래 남을만한 재미있는 경기였다.
하지만 냉정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 야구, 나아가 스포츠는 약팀이 강팀을 꺾거나 예측할 수 없는 승부가 나오는 것이 매력이다. 하지만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맞붙은 상대 수준은 우리보다 한 수 이상 아래였던 것이 사실이다. 예선전 3경기에서 한국이 37득점 무실점 경기를 펼치며 모두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이에 일부 팬들은 이번 아시안게임 야구 경기에서 감동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승리는 했지만 맞붙었던 상대 수준을 고려했을 때 매끄럽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특히 결승전에서는 운도 따르지 않았지만 1회 무사 만루 기회를 놓치고, 상대에게 너무 쉽게 장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주는 등 우리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비록 ‘약속의 8회’가 나오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지만 그것으로 덮기에는 찜찜한 내용이었다.
게다가 병역혜택과 관련된 논란도 뜨겁다.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13명의 선수들이 병역혜택을 받았다. 현행 병역법 시행령 제68조 11항에 근거해 올림픽에서 3위 이내, 아시아경기대회에서 1위로 입상한 사람은 현역병 대신 예술‧체육요원으로 종사할 수 있다(단체경기종목의 경우에는 실제로 출전한 선수만 해당한다).
따라서 이번에 금메달을 딴 야구 대표 선수들 중 군 미필자인 13명은 4주간의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향후 34개월간 관련 직종에서 활동하면 현역 복무를 대신할 수 있다.
사실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 엔트리 선정 과정부터 논란이 많았다. ‘최강 전력’을 꾸렸다기보다는 ‘팀별 군 미필 선수 안배’가 눈에 보였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대표 선수 선발을 놓고 ‘엔트으리’라는 말까지 나왔다.
물론 금메달을 따는 과정 속에는 밖으로 드러나지 않은 선수들의 긴장감과 목표 달성을 위한 훈련, 국가대표에 대한 진정성 등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부 선수들의 발언은 국가대표에 대한 무게감보다는 아시안게임 출전이 단순히 병역혜택을 노리고 출전했다고 보이기에 충분했다. 선수 본인의 의도가 그렇지 않았더라고 하더라도 발언을 한 타이밍과 주변 상황이 좋지 않았다.
합법적인 병역혜택을 갖고 문제를 삼을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팬들이 비난을 하는 점은 아시안게임이 병역 혜택을 위한 수단으로 변질된 것 아니냐는 것이다.
야구 외에도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대다수 종목의 선수들은 4년 또는 그 이상을 대회 출전을 위해 준비해 온 선수들이다. 특히 비인기 종목 선수들은 환경이 좋지 않고, 주변의 관심이 없더라도 절실함을 갖고 묵묵히 훈련을 하면서 최선을 다해 대회를 준비해 왔다. 사실 아시안게임은 상대적으로 높은 연봉과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야구 선수들보다 아마추어 종목 선수들에게 더욱 절실한 무대다.
물론 어떤 종목의 선수라도 병역혜택을 생각하고 대회에 참가할 순 있다. 하지만 그것이 동기부여가 돼야지 목표가 돼선 곤란하다. 지금까지 병역혜택을 노리고 선수를 구성해 출전했다 좌절을 맛본 경우가 종목을 불문하고 우리는 수없이 많이 봐왔기 때문이다. 그 이후는 항상 씁쓸함만을 남겼다.
야구는 올림픽 정식종목에서도 제외된 상황이고, 아시안게임에서도 다른 국가들의 관심이 떨어지며 차기대회에서 종목 제외가 논의되며 앞으로 국제대회가 더욱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야구가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국위선양’ 기회도 줄어들 수 있다는 말이다.
야구 대표팀은 각종 국제대회에서 국민들에게 극적인 승리를 통해 감동을 선사하고, 패하더라도 최선을 다한 모습을 보여주며 국민들은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다. 또 현재 프로야구의 흥행은 사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08 베이징 올림픽에서의 활약 등 국제대회에서의 선전이 밑바탕이 됐다.
때문에 이번에 혜택을 받은 선수들은 향후 선수생활에서 그만큼의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더욱 가슴에 새겨야 한다. 국가대표로서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한 선수들은 지금의 부정적인 시선들이 억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단순히 병역혜택을 위한 것이 아닌 자신의 기량 발전과 팬들에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기 위한 발판이었다는 것을 앞으로 리그 경기를 통해 증명해야 한다. 만일 그렇지 않는다면 지금까지 선수들 본인이 해 온 노력마저도 퇴색될 것이다.
[야구 국가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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