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드디어 결승전이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대표팀이 2일 중국과 인천 아시안게임 농구 여자 결승전을 갖는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 이후 20년만의 도전. 4년 전 광저우 대회의 리벤지 매치. 위성우호가 중국을 이겨야 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대표팀은 일찌감치 결승전 상대가 중국이란 걸 인식하고 아시안게임을 준비해왔다. 중국에 대한 분석도 마쳤다.
위 감독은 “일본전과 중국전 선수기용을 다르게 할 것이다”라고 했다. 또 한편으로는 “크게 다르진 않을 것”이라고 했다. 스피드의 일본과 높이의 중국은 접근 방식이 당연히 달라야 한다. 하지만, 대표팀의 기본적 컨셉인 스피드와 압박농구를 유지하겠다는 의도도 숨어있다. 위 감독의 고민이 크다.
▲ 좋지 않은 경기력, 하루만에 반전 가능?
일단 일본과의 준결승전 경기력이 예상 외로 좋지 않았다. 일본 2진을 상대로 5점차 신승. 여유있게 승리할 것이란 예상은 빗나갔다. 박혜진 공백 때문에 경기력이 좋지 않은 건 아니었다. 위 감독은 베테랑 이미선의 의존도를 높였다. 어쩔 수 없는 부분. 이미선은 탁월한 경기운영능력을 갖고 있다. 일본전서도 그랬다.
다만, 수비에서 부담이 컸다. 일본 발 빠른 가드들을 쫓아다니느라 공격에서 좀 더 효율성을 발휘하지 못했다. 슛 시도도 적었고, 활기찬 모습은 아니었다. 체력 안배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도 썩 좋지 않았다. 패턴 플레이 움직임과 공간 활용 등이 조금씩 좋지 않았다. 위 감독은 소속팀 우리은행서 언더사이즈 빅맨들로도 통합 2연패를 일궈냈다. 스크린에 의한 정교한 패턴플레이가 주 특기. 하지만, 일본전서 선수들의 발놀림은 썩 좋지 않았다. 슛 정확성도 당연히 좋지 않았다.
중국과의 결승전서도 기본적으로 약속된 움직임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하루만에 좋지 않았던 경기력을 반전할 수 있느냐가 과제다. 베테랑 야전사령관 이미선은 확실히 체력적 부담이 있다. 준결승전서 많은 시간을 소화한터라 하루만에 열리는 결승전 경기력은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위 감독은 준결승전서 이경은으로 활로를 뚫어보려고 했다. 하지만, 여의치 않았다. 경기운영 안정감이 이미선보다 떨어지는 이경은을 결승전서 장시간 중용하는 건 쉽지 않을 듯하다. 발목 부상 중인 박혜진 공백이 아쉬운 대목. 하지만, 박혜진의 결승전 출전도 사실상 어렵다. 변연하, 임영희 등 슈터이면서도 경기조율 능력이 있는 베테랑들이 이미선의 몫을 분담하고 원활한 공격을 이끌어줘야 한다.
▲ 하은주 옵션은
일본전 유일한 수확은 하은주였다. 하은주는 일본전서 후반전에만 15분 뛰면서 15점 7리바운드라는 압도적 기록을 찍었다.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미선은 센터 활용을 잘 하는 가드. 노련하기 때문에 동료 입맛에 맞는 패스 타이밍과 연결이 가능하다. 또 일본은 전체적으로 신장이 낮다. 간판센터 도카시키 라무가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하면서 높이가 낮아졌다. 하은주가 얼마든지 요리할 수 있는 환경.
물론 하은주의 몸 상태도 과거 그 어떤 시기보다도 좋다. 위 감독은 그동안 하은주 컨디션 관리에 만전을 기해왔다. 중국전서 하은주를 집중 기용하려고 준비했다. 다만 위 감독은 일본전이 워낙 풀리지 않은 탓에 예상보다 하은주 활용 폭을 넓혔고, 성공했다. 위 감독의 기민한 대응이 엿보이는 대목.
문제는 하은주 옵션의 효과가 중국과의 결승전서 어떻게 나타나느냐다. 중국은 기본적으로 높이에서 한국에 부담을 준다. 이번 아시안게임서는 리우단(195cm)이라는 센터가 있다. 4번 파워포워드 역할을 하는 유동(193cm)의 경기력도 괜찮다. 때문에 하은주가 일본전처럼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때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또한, 하은주가 신장에서 이들을 압도하지만, 아무리 컨디션이 좋아도 15분~20분 이상 활용이 쉽지 않다는 약점이 분명히 있다. 그렇다면 하은주가 빠졌을 때 중국 높이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숙제다. 신정자 강영숙 등을 앞세워 강력한 로테이션 수비를 펼치든지, 변칙적 지역방어를 내세우는 등의 묘책이 필요하다. 물론 위 감독 역시 이 부분에 대한 복안은 있을 것이다.
중국과의 결승전은 일본과의 준결승전과 비슷한 경기력이라면 곤란하다. 다만, 하은주 효과가 중국전서도 그대로 이어지는 건 좋은 시나리오. 하지만, 하은주 효과가 예상에 미치지 못할 때, 일본전처럼 기본적인 공수 움직임이 좋지 않을 때가 문제다. 위 감독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때다.
[하은주(위), 위성우 감독(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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