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시안게임 결산] 한국축구, 28년의 한 풀었다

[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한국축구에게 2014 인천아시안게임은 한풀이 무대였다.

축구대표팀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7전전승 무실점의 성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축구가 아시안게임 축구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은 지난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28년 만이었다. 그 동안 한국축구에게 아시안게임은 애증의 무대였지만 이번 대회에서 4강 징크스를 이겨내며 금메달을 차지하는 쾌거를 달성했다.

한국의 우승 원동력은 7경기 동안 한골도 실점하지 않은 수비진에 있다. 골키퍼 김승규는 수준급 공격력을 보유한 팀들과 대결한 8강전 이후부터 매경기 1-2차례 이상의 선방을 펼치며 대표팀 골문을 든든하게 지켰다. 중앙 수비수 장현수(광저우 부리)와 김민혁(사간 도스)는 상대 공격진과의 1대1 싸움에서 우위를 점하며 탄탄한 수비력을 과시했다. 특히 주장 장현수는 수비진을 전체적으로 리드했을 뿐만 아니라 8강전과 4강전에서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승부처에서 골을 터뜨리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수비가 강한 팀이 우승을 차지한다는 것을 증명한 대회였다.

대표팀은 대회기간 동안 결정력 부재를 노출하기도 했지만 이광종 감독의 연막작전이 빛났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김신욱(울산)과 윤일록(서울)이 부상을 당해 전력에 차질을 빛으며 남은 경기를 치러야 했다. 윤일록은 부상 이후 이번 대회 출전 불가가 드러났지만 이광종 감독은 종아리 부상을 당한 김신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이광종 감독은 토너먼트 돌입 이후 상황에 따라 김신욱을 교체 투입하겠다는 뜻을 나타냈고 김신욱은 매경기를 마친 후 "경기를 뛸 수 있는 몸상태"라며 의욕을 보였다. 김신욱은 북한과의 결승전에서 연장전 후반 교체 투입됐지만 제대로 걸어다니는 것도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신욱은 정상적인 몸상태가 아니었지만 상대 수비수를 몰고 다니는 효과가 나타났고 결국 한국은 연장전 종료 직전 임창우(대전)가 극적인 결승골을 성공시켜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이광종 감독은 대회 초반 잇단 공격진 부상으로 전력에 차질이 있었지만 상대를 속이는 지략으로 팀이 불리한 상황을 유리하게 변화시켰다.

축구대표팀은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탄탄한 수비력과 이광종 감독의 위기 대처 능력으로 정상에 올랐다. 특히 한국축구에게 아시안게임 우승은 의미하는 것이 크다. 그 동안 한국축구는 월드컵 본선 8회 연속 진출 등 아시아를 대표하는 활약을 펼쳤지만 각급 청소년 대회를 제외하면 아시아 무대에서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축구는 내년 1월 열리는 아시안컵에서 또한번 아시아 정상 등극에 도전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대표팀 선수들의 병역 혜택이라는 효과도 가져왔다. 이로 인해 박주호(마인츠) 김진수(호펜하임) 등은 유럽무대에서 계속 활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대표팀 주축 골키퍼로 도약한 김승규(울산)와 23세 이하의 유망주들은 기량이 정점에 오르는 20대 중후반의 시기에 병역 문제에 대한 고민없이 꾸준한 활약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인천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한 축구대표팀. 사진 = 마이데일리 DB]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