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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베이징 이용욱 특파원] 최근 중국에서는 한 청년작가가 루쉰문학상을 취소해야한다고 주장해 인터넷을 달궜다.
하얼빈 출신의 중국 30대 초반 청년 작가 구두이(孤獨意)가 최근 "루쉰은 조화 사회와 구석구석 맞지 않고 중국몽과도 동상이몽이다"라며 "교과서에서 빼고 루쉰문학상 역시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해 중국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고 중국청년보 등 중국매체들서 최근 보도했다.
중국 구씨는 중국 인터넷에 발표한 글에서 "루쉰은 매우 복잡한 문인이며 그는 이중적인 사람이었다"고 주장하며 "그런데 중국 문학사에서의 지위가 지나치게 높이 평가되었다. 역사에 있어서 진실한 루쉰은 위(僞)군자와 위(僞)문학대사의 성격이 혼재했고 반사회적 인격장애 환자였다"고 루쉰을 공격했다.
이러한 주장은 루쉰이 중국 청년들에게 사회주의 중국 시기의 예전만큼의 거대한 영향력을 지니지 못하는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이지만 그에 대한 반론이 보다 강대하다.
이같은 목소리에 대해 중국 평론가 저우링페이(周令飛)는 중국 매체에서 "루쉰의 이름으로 수상되는 루쉰문학상에는 문학 창작에 대한 높은 표준의 요구가 함유된다"고 반론하고 "이 문학상은 루쉰의 창작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며 루쉰의 이름을 뺄 것인가 여부의 관건은 이러한 정신을 계승하는가 여부에 달렸다"고 반박했다.
저우 평론가는 이어 "루쉰의 작품은 한 시대의 이정표였고 그 문장이 표현한 것은 중국 국민성이었으며 들춰낸 사회 문제가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그 가치는 결코 시대에 낙오되지 않고 앞으로도 대대로 이어져야 한다"고 중국 청년들의 움직임에 반대했다.
중국 매체는 이에 문학가 왕멍(王蒙)이 과거에 "루쉰문학상 자체의 명명 방식과 내함은 검토될 수 있다"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으며 "루쉰문학상이 결코 루쉰의 풍격, 루쉰의 특색을 꼭 분명히 대표하는 것은 아니다"는 목소리가 있어 왔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루쉰문학상은 지난 1986년에 만들어졌으며 중국의 대표적 문학상 가운데 하나이다. 중편소설, 단편소설, 보고문학, 산문, 문학평론 창작물을 대상으로 중국문학의 진흥을 꾀하고자 창건되었는데 현 관방의 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이같은 여론이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자 중국의 대표적 루쉰연구자 중 한명인 첸리췬(錢理群) 교수는 매체에 "현재 누구도 루쉰처럼 현실 문제를 대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청년 작가의 움직임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설령 루쉰을 우리가 우러러볼 수 없다고 해도 또한 내려봐서는 안 되며 루쉰을 당시의 한 인간으로서 평평한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쉰이 지금도 계속 언급되는 것에 대해서 그는 "우선 루쉰 자신으로 말해 그가 제기한 시대적 문제가 여전히 존재하고 심지어 더욱 엄중해졌기 때문"이라는 시각을 그는 전하며 "바로 루쉰의 사상은 확실히 시대의 앞을 내다보는 초월성을 지녔었기 때문에, 21세기에도 루쉰은 중국인의 정신에 영향을 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문학가 루쉰은 지난 1918년 비정상인의 정상성으로 정상인의 비정상성을 지적해보고자 한 소설 '광인일기'로 중국 문단을 강타하며 학생운동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정치적으로 중도좌파였던 그는 공산주의자였다기 보다는 유교적 대동사회로 유교적 억압사회에 반대했던 인물이다.
그의 소설과 잡문은 중국 사회주의 변혁 과정에서 신민주주의 청년들에게 영향을 주는 방식으로 전파가 사후에도 지속되었으며 마오쩌둥에게 높이 평가되기도 했다.
그는 1924년 일본 구리야가와 하쿠손의 '고민의 상징'을 번역해 소개하며 높이 평가할 정도로 구미의 문학 사상에도 호감을 가졌던 인물이며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같은 서양의 대표적 문화인들과도 인연이 닿는다.
김태연 기자 chocola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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