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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류현진이 승리를 따내진 못했으나 존재감을 입증했다.
LA 다저스 류현진에게 7일(이하 한국시각) 세인트루이스와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3차전은 부담스러울 수 있었다. 9월 13일 샌프란시스코전서 어깨 부상으로 강판한 이후 24일만의 복귀전. 시리즈 스코어 1-1. 절체절명의 상황이었다. 단기전 승부서 시즌 명운을 가를 수 있는 경기에 나선 것이었다.
물론 류현진은 올 시즌 부상 이후 복귀했을 때마다 쾌투했다. 돈 매팅리 감독 역시 류현진의 쾌투를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LA 다저스는 패배했으나 류현진의 호투는 위안거리였다. 류현진은 어김없이 좋은 투구로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압도했다. 3회 맷 카펜터에게 체인지업을 던지다 우중간 솔로포를 맞았으나 나머지 4피안타는 모두 산발이었다.
류현진은 시즌 막판 재미를 봤던 고속 슬라이더를 거의 던지지 않았다. 오히려 빠른 공을 많이 던졌다. 이닝을 거듭할수록 커브와 체인지업을 조금씩 늘리는 볼배합. 어깨 통증에서 완전히 벗어난 류현진이기에 직구를 굳이 감출 이유가 없었다. 또 하나. 포스트시즌은 엄청난 상대분석이 지배하는 게임. 그럴수록 류현진은 정면돌파 했다. 직구가 위력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주도권을 잡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
실제 그랬다. 류현진은 1회부터 93마일을 찍었다. MBC 허구연 해설위원도 안도감을 내비쳤다. 류현진 특유의 제구가 잘 된 날카로운 직구는 위력적이었다. 여기에 체인지업과 커브로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을 완전히 농락했다. 카펜터에게 내준 1개의 실투는 어쩔 수 없는 부분. 전체적인 내용은 분명 좋았다.
한 가지 짚고 넘어갈 게 있다. 이날 데일 스캇 구심의 스트라이크 존이 들쭉날쭉했다는 점이다. 이날 유독 류현진의 몸쪽 낮은 코스를 스트라이크로 잡아주지 않았다. 우완 존 래키의 몸쪽 코스는 잘 잡아줬으나 유독 류현진에겐 박했다. 몸쪽 낮은 코스 제구가 완벽할 경우 타자가 건드리는 것도 쉽지 않다. 이날 류현진의 몸쪽 낮은 코스가 그랬다.
류현진은 결과적으로 스트라이크존 절반을 포기하는 투구를 할 수밖에 없었다. 바깥쪽 위주의 배합과 변화구 사용.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이 노림수 타격에서 유리할 수 있었다. 몸쪽은 버리면 그만이기 때문. 하지만, 류현진은 강력했다. 바깥쪽으로도 잘 견뎌냈다.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은 류현진의 바깥쪽 코스를 공략하지 못했다. 특히 바깥쪽에서 뚝 떨어지는 커브는 일품이었다. 래키와 마찬가지로 호투였지만, 류현진 호투에 더 많은 점수를 줘야 하는 이유.
다저스는 1패만 더 하면 올 시즌을 마친다. 더 이상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는 나설 수도 없다. 따라서 이날 등판이 올 시즌 마지막 등판일 수도 있다. 다저스로선 류현진의 쾌투를 좀 더 활용하지 못한다는 게 아쉽다. 스크라이크 존 악재를 극복한 류현진이였기에 더더욱 그렇다.
[류현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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