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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대전 강산 기자] 두산 베어스 우완투수 이재우가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완벽투'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았다.
이재우는 9일 대전구장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15차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75구를 던지며 1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선보였다. 하지만 이어 등판한 노경은이 동점을 허용, 시즌 첫 승이 좌절됐고, 팀도 1-4로 패해 다소 빛이 바랬다. 그럼에도 이재우의 호투는 송일수 두산 감독의 소박한 바람에 화답하고도 남았다.
이날 전까지 이재우의 시즌 성적은 9경기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6.51. 시즌 첫 승 도전이었다. 지난 3일 KIA전서는 3이닝 만에 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다. 지난 6월 5일 SK전서 5이닝 1실점 호투한 이후 4차례 선발 등판해 단 한 번도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뭔가 보여줘야 했다. 송 감독은 경기에 앞서 "이재우가 한 타자라도 더 상대하면서 최대한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아냈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을 전했다.
타격전이 될 것이라던 예상을 뒤엎었다. 이날 이재우의 투구에는 안정감이 넘쳤다. 직구(44개)와 포크볼(16개), 커브(9개), 슬라이더(6개)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한화 타선을 무력화시켰고, 한화 중심타선을 상대로는 한 차례도 출루를 허용치 않았다.
초반부터 매우 깔끔했다. 위기관리 능력도 돋보였다. 1회말 선두타자 송광민을 풀카운트 끝 141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뒤 정근우에 좌중간 2루타를 맞았다. 김경언의 1루수 땅볼로 계속된 2사 3루 상황에서는 김태균을 145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첫 이닝을 넘겼다. 과감한 한가운데 직구 승부로 헛스윙 삼진 2개를 이끌어냈다.
팀이 1-0 리드를 잡은 이후 5회까지는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웠다. 2회와 3회는 연속 삼자범퇴로 손쉽게 막아냈고, 4회에는 선두타자 정근우의 볼넷과 도루로 무사 2루 위기에 몰렸으나 김경언과 김태균을 연속 삼진, 펠릭스 피에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실점을 막았다. 5회도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막고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5회까지 75구를 던진 이재우는 6회부터 노경은에 마운드를 넘겼다. 비록 퀄리티스타트까지 이어지진 않았지만 자신의 역할을 다 하고도 남았다.
문제는 7회말 노경은이 동점을 허용하면서 시즌 첫 승 꿈은 물거품이 됐다. 이후 추가 실점까지 나오면서 팀의 역전패를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당장 올 시즌만이 아닌 앞으로의 희망을 봤다는 점에서 의미가 컸다. 이전과는 전혀 다른 강렬한 인상을 남긴 완벽투였음은 당연했다. 송 감독은 경기 후 "득점 지원이 없는 상황에서도 이재우가 잘 던져줬다"고 칭찬했다.
[두산 베어스 이재우.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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