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상위권 팀들과의 맞대결도 고전 중이다.
정규시즌 4연패 매직넘버 3개를 남겨둔 삼성. 시즌 막판 또 다시 흔들린다. 최근 4연패. 4경기 모두 삼성답지 않은 야구였다. 믿었던 불펜 필승조가 무너졌다. 실책도 쏟아졌다. 타선은 그럭저럭 터졌지만, 결정타 한 방이 부족했다. 아직 선두 수성에 심각한 위기가 찾아온 건 아니지만 넥센과의 승차가 2.5경기로 많이 좁혀졌다.
4연패보다도 더 좋지 않은 부분이 있다. 2위 넥센, 3위 NC, 4위 LG 등 상위권 팀들과의 맞대결 결과다. 후반기 전적이 정확히 9승1무9패. NC에 4승1무2패로 우세했지만, 넥센에 2승3패, LG에 3승4패로 밀렸다. 9월 이후 결과만 보면 제법 심각하다. NC에 1승1무2패, LG에 3패, 넥센에 1패. 8월 30일과 31일 넥센에 2연패한 것까지 더하면 1승1무8패.
▲ 염경엽 감독이 말을 바꾼 이유
넥센은 7일 목동 KIA전서 승리하면서 2위를 확보했다. 플레이오프 직행. 염경엽 감독은 그 전부터 몇 차례 “2위를 확보하면 곧바로 포스트시즌 모드로 들어간다”라는 뉘앙스의 말을 했다. 포스트시즌에 초점을 둔 채 무리하지 않겠다는 의미. 다시 말해서 몸이 좋지 않은 선수들에겐 휴식을 주겠다는 뜻.
하지만, 염 감독은 다음 날 8일 목동 삼성전을 앞두고 말을 바꿨다. 염 감독도 이를 인정하면서 “오늘까지만 총력전”이라고 웃었다. 넥센은 당시 베스트라인업을 가동했다. 에이스 밴헤켄 등판은 로테이션이 맞아떨어진 것이었지만, 염 감독은 리드를 잡자 필승조를 총출동시켰다. 지고 싶지 않다는 의지. 결국 연장 접전 끝 4-3 승리.
염 감독은 “상대전적을 최대한 만회하고 싶어서”라고 했다. 최종전 승리로 두 팀의 전적은 8승1무7패로 삼성의 근소한 우세. 만약 이날 삼성이 이겼다면 9승1무6패였다. 결국 염 감독도 삼성과의 맞대결에 신경을 썼다고 해석된다. 그는 “나중에(한국시리즈를 의미) 다시 만날 수도 있는 팀이다. 그 전에 마지막 대결서 이기는 것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삼성과 한국시리즈서 다시 만날 수도 있으니, 이길 수 있으면 꼭 이겨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었다.
▲ 삼성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
8월 30일부터 2~4위 팀들과의 전적은 1승1무8패. 장기레이스를 치르다 보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 1위가 최하위에 3연전 스윕을 당할 수 있는 게 야구다. 다만, 염 감독이 지적했듯 선두 삼성에 대한 약간의 자신감과 단기전 가능성을 열어준 것 자체가 삼성으로선 찝찝한 대목이다. 최근 넥센 NC LG는 삼성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사라졌을 것이다.
실제로 삼성은 넥센, NC, LG에 넉넉하게 시즌 중반까지 여유있는 우세를 보였다. 삼성은 상대전적서 유일하게 뒤진 두산(6승10패로 마감) 정도를 제외하곤 딱히 고전한 팀이 없었다. 그만큼 압도적인 시즌을 보냈다. NC와의 상대전적도 10승4패1무로 여전히 압도적 우위. 하지만, 넥센도 그렇고 LG에도 최근 3연패를 당하면서 8승7패 근소한 우세로 바뀌었다.
삼성은 8월 말 류중일 감독 부임 후 처음으로 5연패에 빠졌다. 이번 4연패는 시즌 3번째 하락세. 확실히 압도적 페이스였던 전반기와는 달리 후반기 들어 좋지 않다. 하락세 속에서 넥센 LG NC는 삼성야구의 강점 불펜과 수비를 효과적으로 공략하면서 삼성을 울렸다. 삼성으로선 기분 좋지 않은 결과였다. 이 팀들이 실제로 삼성과 한국시리즈서 만날 수 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염 감독 말대로 자신감을 갖는 계기가 된 건 분명하다.
▲ 삼성다운 야구를 하면 된다
당시 염 감독은 흥미로운 얘기를 했다. “정규시즌 분위기와 흐름은 딱 정규시즌까지만이다. 포스트시즌에 들어가면 완전히 다 바뀐다. 그때부터 새로운 시작”이라고 했다. 넥센과 NC보다도 특히 LG의 기세가 대단하다. 승패적자 -16을 극복하고 5할을 회복했다. 지금 LG는 말 그대로 무적LG다. 하지만, 그 흐름이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진다고 장담할 순 없다. 선수시절부터 코치, 프런트 신분으로 숱하게 포스트시즌을 느껴봤던 염 감독의 말에 따르면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
이게 포인트다. 삼성은 삼성다운 야구를 하면 된다. 삼성다운 야구가 되지 않았기에 상위권 팀들에 자신감을 심어줬다. 안지만과 차우찬을 좀 더 효율적으로 관리해주고, 수비 집중력을 다듬는 것 외엔 딱히 다른 방법도 없다. 매직넘버는 3. 류 감독도 “매직넘버를 소멸하는 게 최대 과제”라고 했다. 일단 매직넘버를 소멸한 뒤 한국시리즈를 차근차근 준비하면 된다. 시즌 막판 상위권 팀에 자신감을 안겨줬지만, 한국시리즈 직행만 확정할 경우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치열하게 치르고 올라올 팀을 미리 분석하고 대비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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