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맥도웰? 그런 선수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겁니다.”
10일 서울 신사동 KBL 센터. 오후 2시부터 언론사 대상으로 2014-2015시즌부터 시행될 새로운 규정에 대한 설명회가 진행될 예정이었다. 예정된 시각에 설명을 맡은 장준혁 심판과 이재민 사무총장이 등장했다. 그리고 KBL 김영기 총재가 갑작스럽게 모습을 드러냈다. 김 총재는 규정 설명회를 진행하기에 앞서 약 4~50분간 직접 언론사 취재진과 대화를 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김 총재는 최근 이사회를 통해 2015-2016시즌부터 외국인선수 출전을 확대하기로 했다. 현행 2인 보유 1명출전이 아닌, 2명 보유 2명출전(2쿼터와 4쿼터)로 결정했다. 언론의 비난이 쏟아졌다. 재미와 국제경쟁력을 전혀 보장하지 않으며, 아마농구를 죽이는 처사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김 총재는 언론의 날 선 비판을 의식한 듯 직접 설명에 나섰다.
김 총재는 “1997년 프로원년 평균득점이 95.5점이었다. 그러나 2007-2008시즌부터 신장제한을 없애고 용병 출전에 제한을 두기 시작하면서 평균득점이 급감했다”라고 했다. 이후 2명 합계의 신장 제한, 1명의 신장 제한, 출전 쿼터 제한 등 과거 KBL이 시행했던 외국인선수 제도 변천사를 설명하면서, 평균득점 데이터를 직접 설명했다. 김 총재의 결론은 단 하나다. 결국 외국인선수 2명이 코트에 동시에 나서야 득점력이 올라간다는 것이다. 그것만이 프로농구의 재미와 인기를 보장한다는 의미.
김 총재는 “아마농구를 위축시킨다는 말이 나왔는데, 외국인선수 제도를 확대하는 게 전 세계 농구리그의 추세”라고 설명했다. 아마농구 위축, 특히 빅맨 기피 현상 가능성에 대해 부정을 하진 않았다. 하지만, 김 총재는 글로벌 시대에 외국인선수 제한을 두기보다 때로는 2명이 동시에 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좋다는 의지를 보였다.
신장제한에 대해서도 직접 설명했다. 김 총재는 “193cm로 제한을 둔 건 그 이하의 단신 선수를 뽑을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단신 선수와 장신선수가 같이 뛰는 모습을 보여주면 재미있는 농구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자 취재진이 즉각 성적을 내기 위해 감독들이 193cm짜리 맥도웰형 언더사이즈 빅맨을 데려올 것이라고 반문했다. 김 총재는 이에 대해 “맥도웰 같은 유형의 선수는 과거에는 몰라도 이젠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유가 뭘까. 김 총재는 “과거엔 힘을 갖춘 2m 넘는 국내 빅맨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맥도웰형 외국인선수가 통했지만, 이젠 2m 넘는 선수가 많아졌기 때문에(국내선수의 신장과 힘 등이 업그레이드 됐다는 의미)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종규 혹은 이종현이 국가대표팀에서 이란 특급센터 하메드 하다디를 잘 막았다는 예를 설명했다.
김 총재의 말을 종합하면 외국인선수 출전을 늘리는 게 세계적 추세이며, 단신선수의 신장제한을 193cm로 정하면 결국 190cm 초반 테크니션 들이 잇따라 한국서 활약하게 되고, 프로농구 인기가 좋아진다 정도로 해석된다. 아마농구 위축은 이해는 가지만, 다른 방안으로 보완을 모색해야 한다는 의미로 들렸다. 김 총재의 설명은 일리가 있는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 취재진은 고개를 갸우뚱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김 총재도 독단적으로 업무를 추진하는 건 아니었다. 그는 “8초룰을 시행해 수비자가 8초 이전에 파울할 경우 무조건 자유투와 공격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자세히 생각해보니 아니더라”고 했다. 실제 그럴 경우 수비팀의 풀코트 프레스가 위축되는 부분이 있다. 이 수비는 수비자 파울을 감수하고 공격자의 공을 빼앗으려고 하는 전술이다.
또 김 총재는 “미디어데이에서 외국인선수 관련 규정이 나왔을 때 자리를 피했다는 말이 나왔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곧바로 준비해야 할 일이 있어서 자리를 미리 비웠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는 사실이다. 김 총재는 “FIBA 규정으로 규칙도 바뀌고, 내년부터는 외국인선수 제도도 바뀐다. 프로농구의 노력을 지켜봐 달라”고 호소했다. 결국 뚜껑이 열리면 KBL 수뇌부의 노력에 대한 진정한 평가가 가능할 전망이다.
[김영기 총재.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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