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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부산국제영화제가 어느덧 19회를 무사히 마쳤다. 말 그대로 '무사히' 마쳤다. 큰 잡음 없이 마찰 없이 '무사히'만 마쳤다.
개막작인 '군중낙원'은 호평을 받았고, 새색시 탕웨이는 영화 '황금시대'를 들고 시댁에서의 첫 일정을 무사히 끝냈다. 하지만 아쉽다. 위기설이 나오고 있다. 내년이면 20회. 성년식을 앞두고 있는 부산국제영화제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너나 할 것 없이 말하는 지적하는 것은 화제성이 실종됐다는 것이다. 과거 부산국제영화제를 생각한다면 올해는 화제로 떠오르는 일이 없었다. 그렇다고 올해 부산을 찾은 스타들이 빈약하다는 것은 아니다. 최민식과 정우성, 김희애, 박유천, 신민아, 조정석 등 신구 스타들이 함께 했지만, 지난해에 비해 화제성을 떨어졌다. 'OOO 대첩'이라 불릴만한 화제도 덜했다.
영화제의 시작을 알리는 레드카펫 화제성도 마찬가지였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이 "레드카펫에는 영화제에 초청된 작품에 출연한 배우 위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일명 '노출 자제령'까지 흘러 나왔다. 이런 부산국제영화제의 결단력으로 레드카펫은 훨씬 깔끔해졌다. 하지만 그만큼 조용해졌다. 깔끔하지 않더라도 노출이 있는 레드카펫이 좋은지, 조용하더라도 품격 있는 레드카펫이 좋은지는 각자 판단할 일이다. 분명한 것은 화제성을 떨어졌다는 것이다.
스타들이 사라지면서 포차촌의 풍경도 변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개막식 당일에는 포차촌이 대성황을 이뤘다. 자리가 없는 건 당연했고, 상인들의 횡포 아닌 횡포에 응하면서도 포차촌을 찾았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한참 북적일 시간인 새벽 2시에 문을 닫은 상점이 반 이상이었고, 4시가 넘어가자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았다.
스타들이 없어, 포차촌이 북적이지 않아서 위기설이 흘러나오는 것은 아니다. 바로 '대중과의 소통' 문제다.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결론은 하나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는 관객들이 줄었다는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스타들만이 만들어가는 영화제가 아니었다. 관객과 함께하는 영화제였다.
하지만 올해는 관객과 함께하는 일명 '오픈토크' 역시 눈에 보일정도로 줄어들었다. 빈자리는 무대인사로 채워졌다. 날씨는 좋았지만 관객은 부족했다. 물론 어느 정도 기본 관중은 있었지만, 화제성이 줄어든 만큼 관객도 줄었다.
그렇다면 성년식을 앞둔 상황에서 부산국제영화제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소통'이다. 관객과 함께하는 부산국제영화제를 되찾는 것이다. 관객과 함께하고 소통하고, 영화인이 모두 함께 즐기는 부산국제영화제로 돌아가는 것이다.
화제성이 우선이냐 관객 동원이 우선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화제성이 있다면 물론 관객은 모인다. 하지만 그때뿐이다. 관객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관객이 모이면 화제성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관객이 곧 화제다.
[제 1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전경(위), 부산을 찾아 관객들과 함께 하는 정우성과 이솜, 영화 '해무' 팀, 엑소 도경수, 조정석, 탕웨이(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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