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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기대는 했으나 이렇게 높은 시청률이 나올 줄이야."
MBC '오로라공주'의 마마가 누나들에게 휘둘리고, '왔다! 장보리'의 재희씨가 연민정에게 속고 또 속아 속된 말로 '호구'로 불리지만 진짜 오창석은 우직하다. "제가 '찌질한' 남자는 아닙니다" 하면서 씩 웃는다.
'오로라공주'로 31살이던 지난해 혜성처럼 등장한 늦깎이 스타 오창석은 '왔다! 장보리'의 남자주인공까지 꿰차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스타 작가 임성한 작가에 이어 김순옥 작가의 선택까지 잇따라 받은 행운의 주인공인데, 두 작가 모두 극단적인 전개를 즐기는 탓에 누군가는 오창석에게 '왜 막장드라마에만 출연하냐?'고 묻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솔직하다. "제가 작품을 선택하는 위치는 아닙니다. 일을 시켜만 주시면 감사한 마음이죠. 이쪽 분야에서 작품 하나 들어가는 게 얼마나 힘든지 모르실 겁니다. 작품 한 번 못하면 1년 내내 수입도 없고 말 그대로 백수예요."
'오로라공주'의 임성한 작가는 오창석에게 은인이다. KBS 2TV 드라마 'TV소설 사랑아 사랑아' 이후 작품 없던 그를 유일하게 찾아준 게 임 작가다. 임 작가의 작품을 한다는 건 배우로서 겪기 드문 경험이자 공부였다. 특히 그를 세상에 알린 작품이기도 해 '오로라공주'는 "자랑스러운 드라마"라고 했다. 임 작가는 얼마 전 MBC 새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를 야심 차게 내놓았는데, 임 작가로부터 카메오 출연 제의가 온다면 "물론이죠. 기꺼이 출연할 겁니다!"라고 약속했다.
'왔다! 장보리' 김순옥 작가는 소통의 작가다. 오창석이 연기하다 막히는 부분이 있어 이따금 문자메시지로 질문 한 개 던지면 답장 문자가 대개 20줄이 넘는다. 이유리, 오연서, 김지훈 등 배우들과의 호흡도 '오로라공주' 때와는 사뭇 달랐다. 신인급이 많던 '오로라공주'와 달리 베테랑들이 수두룩해 많이 배우면서 연기했다. "어깨너머로 배운 게 많아요. 다들 잘하는데 제가 폐 끼치지 말아야겠단 생각도 들었죠. 또 '왔다! 장보리'에 한류급 스타는 없었지만 그래서 더 배우들끼리 잘 뭉치고 파이팅 하면서 뭔가 만들어 보려는 의지들이 강했던 것 같아요."
댓글도 웬만해선 빼놓지 않고 읽으려고 한다. "50개든 100개든 댓글 중 한, 두 개는 분명 제게 도움이 되는 댓글이 있거든요. 악플에 상처 받진 않아요. 그럴 나이가 아니죠. 하하." 최근 읽었던 댓글 중 가장 좋았던 건 '쟤가 마마였어?'였다. "사람들이 절 못 알아보더라도 시청자들에게 그렇게 느껴진다면 즐거워요. 제가 가진 여러 면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조금이나마 보여진 것 같아서 뿌듯하거든요. 다음 작품을 해도 사람들이 '쟤가 '장보리' 나왔던 애야?' 하면 좋겠어요."
종영이 임박한 '왔다! 장보리'. 일단 시청률은 진즉 30%를 훌쩍 넘었다. 오창석도 백호민 PD와 김순옥 작가의 명성을 잘 알기에 기대는 슬쩍 했으나 "이렇게 시청률이 높게 나올 줄은 몰랐어요. 축복 받았단 생각이에요"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마지막회 시청률이요? 마무리 잘되고 탄력 잘 받아서 한번 40% 넘겨봤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 굳이 오창석이 다음 작품 들어가길 기다리지 않더라도, 오창석은 이미 배우로서 자신이 가진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 적 있다. 2010년 개봉한 영화 '조금만 더 가까이'. 오창석, 윤계상, 정유미, 윤희석 등이 주연한 옴니버스 영화로 오창석은 두 개의 에피소드에 동성애자로 등장한다. 롱테이크와 클로즈업 기법이 유발한 독특한 분위기가 인상적인 영화인데 오창석이 선보인 동성애 연기 역시 여느 영화 속 동성애 장면과 상당히 다르다. 순수하거나 혹은 유약할 수 있는 캐릭터로 분한 오창석의 섬세한 연기력이 담긴 작품이다.
[배우 오창석.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MBC 제공-영화 '조금만 더 가까이' 스틸]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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