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김진성 기자] 결국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 주인공도 삼성이었다.
삼성이 사상 최초로 정규시즌 4연패에 성공했다. 예년보다 전력이 결코 강하지 않았다. 부상자도 많았다. 그럼에도 끝내 선두를 빼앗기지 않은 채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어느 프로스포츠든 위기 없이 정상에 오른 팀은 없다. 그러나 올해 삼성은 유달리 시즌 중반부터 고비와 위기가 많았다. 시즌 중반까지 압도적인 페이스로 승수를 벌지 못했다면, 삼성의 올 시즌 우승은 장담할 수 없었다.
삼성은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 4.53으로 2위였다. 대신 팀 타율은 0.302로 부동의 1위. 장기레이스를 순탄하게 보내기 위해선 마운드가 좋아야 한다는 건 상식. 삼성은 마운드의 불안정성을 타선과 수비로 메워왔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 4연패와 8월 막판 5연패,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최근 5연패 등을 거치면서 삼성 내부적인 전력 상호보완성이 많이 떨어졌다.
후반기 들어 선발투수들과 불펜 투수들이 연달아 무너졌다. 예전 지키는 야구 이미지가 많이 희석됐다. 시즌 중반 이후엔 박석민 조동찬 심창민 등 투타에서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 와중에 타선이 집단 침체를 겪으면서 패수가 쌓여갔다. 삼성은 8월 초까지만 해도 아시안게임 휴식기 직전 매직넘버를 모두 소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였으나,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휴식기 직후 3연승을 거뒀으나 이후 5연패로 주춤하면서 넥센의 거센 도전을 받았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과 선수들은 침착하게 대응했다. 류 감독은 불펜 투수들의 연투를 지양하고 선발투수들을 최대한 믿어줬다. 또 타선에는 주전들을 신뢰하되 부상자들 대신 김태완, 김헌곤 등 백업 멤버들을 적절히 활용해 위기를 돌파했다. 평소 백업 멤버, 플랜B와 플랜C에 대한 대비가 잘 돼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대처였다.
류 감독의 코치욕심은 유명하다. 유능한 지도자는 최대한 잡는다는 게 류 감독과 구단의 방침. 구단에서는 올 시즌 직전 B.B.아크를 설립해 3군운영을 시스템화했다. 이에 그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휴식기엔 트레이닝코치들을 삼성 농구단과 배구단에 파견해 트레이닝 시스템을 파악하게 하고 배울 게 있으면 배워오라고 했다. 평상 시에도 아픈 선수들을 철저하게 보호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루 쉬면 나을 부상이 하루 참다가 열흘 더 간다”는 게 류 감독 지론이다. 대체 전력을 평소에 잘 육성했기에 전력 손실이 적었고, 부상자들에겐 건전한 경쟁의식을 심어줬다.
삼성의 정규시즌 4연패는 대단한 성과다. 예년보다 전력이 강하지 않았지만,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이 있었다. 최근 5년 연속 한국시리즈를 경험한 선수들이 어지간한 위기에 쉽게 동요되지 않는 것 또한 삼성만이 갖고 있는 중요한 자산이다. 삼성은 시즌 막판 잇따른 위기를 자신들만의 우승 DNA로 극복하며 또 한번의 신화를 썼다. 이번 경험 또한 훗날 삼성에 유, 무형의 효과를 안겨줄 전망이다.
[삼성 선수들. 사진 = 대구 김성진 기자 ksjkaj0829@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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