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절대 만만한 팀은 없다.
11월 4일부터 시작하는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 2주가 넘는 시간이 주어졌다. 삼성은 21세기 최다 한국시리즈 참가(10회)팀답게 단기전을 어떻게 준비하고, 어떻게 치르는지, 또 어떻게 이기는지 잘 안다. 삼성은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혈투를 여유있게 지켜본다. 그리고 준비된 로드맵에 따라 서서히 한국시리즈 모드에 들어간다.
삼성에도 변수가 있다. 한국시리즈 파트너다. 플레이오프가 끝나기 직전까지는 명확하게 알지 못한 채 한국시리즈 준비를 마쳐야 한다. 삼성으로선 기본적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팀들을 완벽하게 해부해야 한다. 플레이오프가 끝난 뒤 한국시리즈가 시작되기 전까지 주어지는 약간의 시간에 한국시리즈 엔트리부터 선발진 구성 등 세부적인 전략 마련까지 마쳐야 한다.
▲ 만만한 상대는 없다
만만한 상대는 없다. 삼성의 전력은 객관적으로 예년보다 좋은 편이 아니다. 마운드에서 미세한 균열이 있다. 그런데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넥센의 객관적 전력은 지난해보다 좋다. 막내구단 NC 역시 투타 짜임새가 만만치 않다. LG는 시즌 막판 엄청난 상승세를 탔다. 모두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두산에 1승3패로 그로기 직전까지 몰렸던 것처럼 극한의 난관에 봉착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삼성은 9월 이후 4강팀들과의 전적이 좋지 않았다. 2위 넥센에 1패(8월 말 5연패 기간까지 더하면 3패), 3위 NC에 1승1무3패, 4위 LG에 1승3패에 그쳤다. 합계 2승1무7패. 넥센 염경엽 감독은 “정규시즌 흐름과 분위기는 정규시즌 마지막 날로 끝이다.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완전히 다르다”라고 했다. 시즌 막판 상승세를 탄 팀들이 포스트시즌까지 흐름을 이어간다는 보장이 없다는 의미. 그러나 이 팀들이 시즌 막판 삼성을 상대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진 건 분명하다. 삼성이 맞춤형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이유.
▲ 넥센
삼성은 정규시즌서 넥센에 8승7패1무로 근소하게 앞섰다. 시즌 초반 압도적인 우세였으나 중반 이후 패배가 많았다. 넥센 타선은 삼성 마운드라고 해도 자비가 없었다. 박병호는 삼성전서 타율 0.286 7홈런 13타점을 뽑아냈다. 강정호는 타율 0.358 4홈런 7타점. 비교적 많은 홈런과 타점을 내주진 않았으나 시즌 막판엔 어려움을 겪었다. 서건창도 삼성전서 타율 0.348 10타점 13득점.
삼성이 한국시리즈서 넥센에 우세를 보이려면 마운드로 막강 타선을 눌러야 한다. 삼성 마운드는 넥센에 비해 확실히 비교우위. 그러나 넥센 역시 한현희-조상우-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삼성에 뒤지지 않는다. 넥센의 아킬레스건 선발진을 조기에 무너뜨리지 못할 경우 어려운 경기를 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에이스 밴헤켄과 소사 다음에 강력한 3~4선발이 없다는 건 넥센의 확실한 맹점. 삼성은 이걸 물고 늘어져야 한다.
▲ NC
NC가 인상적인 건 조기에 3위를 확정한 뒤 일찌감치 준플레이오프 모드에 들어갔다는 점. 내부적인 전력을 정비하고 단기전 최적조합을 찾기 위한 김경문 감독의 준비는 매우 돋보였다. 실제 NC는 14일 창원 삼성전과 17일 잠실 두산전서 스코어에 관계없이 준비한 모든 투수를 짧게 끊어서 기용했다. 김 감독은 단기전 마운드 운영 전략 수립을 끝냈을 가능성이 크다. 삼성도 14일 경기서 NC의 총력전에 결국 무너졌다. NC 마운드는 4.31로 팀 평균자책점 1위. 경쟁력이 높다. 삼성으로선 NC를 한국시리즈서 만날 경우 리드를 내주고 끌려가면 위험하다.
NC 타선 역시 신구조화가 잘 돼 있다. 젊은 선수들이 큰 경기 중압감을 이겨낼 수 있느냐가 관심거리. 삼성은 상대적으로 큰 경기 경험과 임기응변능력에서 NC에 우위다. 몇몇 베테랑들을 제외하곤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약점을 파고들 수 있어야 한다. 정규시즌 전적은 10승5패1무로 절대우위.
▲ LG
삼성은 LG에 9승7패로 우세했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고비마다 LG에 무릎을 꿇었다. LG는 시즌 막판 특유의 끈끈한 야구가 살아났다. 불펜이 안정되면서 마운드가 안정적으로 돌아간 덕분. 일단 그 흐름을 준플레이오프서 이어갈 가능성은 충분하다. 지난해 오랜만에 포스트시즌을 경험하면서 큰 경기서 벌벌 떨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LG가 한국시리즈에 올라올 경우 상대적으로 많이 지쳤을 가능성이 크다. LG는 시즌 마지막 날까지 4위를 확정하지 못해 전력 질주했다.
그래도 삼성으로선 방심은 금물이다. 지난해 두산도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를 거치고 한국시리즈에 올라오면서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했다. 두산은 단기전서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는 마운드의 객관적 힘도 예년에 비해 떨어진 상태였다. 그러나 몇몇 선수들의 신바람과 강인한 응집력으로 실전감각 회복이 늦었던 삼성을 그로기 직전까지 몰았다. 삼성으로선 이런 점을 경계해야 한다.
[삼성 선수들, 삼성이 한국시리즈서 만날 수 있는 팀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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