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보리'로 다친 마음, '장미빛'으로 힐링하면 되나? [MD포커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으레 주말 저녁에 MBC를 틀고 '왔다! 장보리'를 보던 시청자들이라면 조금은 당황했을 '장미빛 연인들' 첫 회였다.

18일 첫 방송된 '장미빛 연인들'(극본 김사경 연출 윤재문)은 전작인 '왔다! 장보리'(극본 김순옥 연출 백호민)와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었다. 모성애를 주제로 한 것처럼 보였지만 결국 삐뚤어진 욕망의 캐릭터들로 채워진 세상을 그린 막장드라마 '왔다! 장보리'와 달리 '장미빛 연인들'은 일단 현실과 가까운 가족의 애환을 들고 나왔다.

정시내(이미숙)의 두 아들 박강태(한지상)와 박차돌(이장우), 딸 박세라(윤아정)의 삶은 마냥 장밋빛이 아니었다. 홀로 삼남매를 키우며 동네 미장원을 운영하면서 근근이 살아가는 시내였고, 큰 아들 강태는 포부를 갖고 만든 영화가 얼마 못 가 극장에서 내려져 좌절했으며, 세라는 가난을 벗어나고 싶어 부잣집 아들과 결혼하지만 상견례 자리에서 모욕적인 말도 참고 견뎌야 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고 있는 차돌은 씩씩하고 긍정적인 청년이었다. 여자친구 백장미(한선화)와 알콩달콩하게 소소하지만 행복한 연애 중이기도 했다.

예상되는 갈등은 차돌 가족과 장미 가족이 연결되는 부분이다. 장미의 언니 백수련(김민서)도 차돌의 형 강태와 교제하는 사이인데, 두 자매의 가부장적 아버지 백만종(정보석)은 세라의 결혼자금 때문에 보증금 문제로 어려운 부탁을 하러 온 시내에게 모진 말을 쏟아내는 차가운 인물이었다. 만종이 자신의 딸들이 시내의 아들들과 연인 관계란 사실을 알게 된 후 벌어질 일들이 큰 갈등으로 번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드라마에서도 숱하게 봐온 익숙한 이 갈등 구도를 '장미빛 연인들'은 어떤 색깔의 열쇠로 풀어낼지 관심 가져볼 만하다.

또 첫 회에서 많은 내용이 공개되진 않았으나, 겉으로는 화려하고 부유하지만 속은 그렇지 못한 이영국(박상원), 고연화(장미희) 부부의 이야기도 앞으로의 전개에 궁금증을 자아내는 부분이었다.

'장미빛 연인들'은 첫 회에서 보여준 분위기를 종영 때까지 유지하느냐에 따라 평가의 폭이 달라질 전망이다. 또한 '왔다! 장보리'가 매회 악행이 반복되는 세상을 그려 시청자들의 공분을 산 것과 달리 시청률만큼은 좋은 성적이었는데, '왔다! 장보리'와 다른 시선의 '장미빛 연인들'은 어떤 성적을 거둘지도 관심사다. 첫 회는 시청률 13.3%(이하 닐슨코리아 전국기준)였다. '왔다! 장보리'는 첫 회 9.8%, 평균 20.8%의 시청률이었다.

[MBC 새 주말드라마 '장미빛 연인들'. 사진 = MBC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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