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진웅 기자] 세 시즌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KIA 타이거즈가 선동열 감독을 재신임했다. 당초 뚜렷한 결과물이 없어 선 감독의 재계약은 불투명했다. 하지만 KIA는 팀 리빌딩을 이끌 선장으로 선 감독을 택했다. 선 감독으로서는 명예회복을 위한 시간을 벌었지만 앞날은 험난하다.
KIA는 지난 19일 선 감독과의 재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KIA는 “선동열 감독과 2년간 총액 10억 6000만원(계약금 3억원, 연봉 3억8000만원)에 재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 지 이틀 만에 나온 발 빠른 행보다.
선 감독은 지난 2005년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맡아 2010년까지 이끌었다. 2005년과 2006년에는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지도자로서도 승승장구했다. 삼성 감독 시절 세 차례나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그는 지난 2012년 조범현 전 감독(현 kt 감독)의 뒤를 이어 고향 팀 KIA의 사령탑을 맡았다.
KIA의 전신인 해태 타이거즈 시절 ‘국보급 투수’라고 불리며 대한민국 최고 투수로 꼽혔고, 삼성에서도 지도자로서 성공적인 행보를 보였기에 KIA팬들의 선 감독에 대한 기대감은 높았다.
하지만 선동열 감독 부임 이후 KIA는 포스트시즌 무대를 한 차례도 밟지 못했다. 2012년 5위, 2013년 8위에 이어 올 시즌에도 8위에 그쳤다. 선 감독은 KIA 감독을 맡은 지난 3년간 389전 167승 9무 213패를 기록했다. 승률 5할을 달성하지 못했다. 매년 부상 선수가 속출하며 온전한 전력을 꾸리지 못했고,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도 기대 이하였다.
하지만 KIA 구단이 자유계약선수(FA)로 김주찬과 이대형을 영입하고 송은범을 트레이드하는 등 전력을 꾸준히 보강해줬다는 점에서 부진한 성적을 기록한 선 감독에 대한 여론은 좋지 않았다. 투타 밸런스는 계속 엇나갔고 선 감독에게 가장 기대했던 튼튼한 마운드 구성도 이루지 못하며 팬들도 등을 돌렸다.
그러나 KIA는 선 감독에게 다시 한 번 기회를 줬다. KIA는 ‘키스톤 콤비’였던 안치홍과 김선빈의 군 입대와 양현종의 해외진출 가능성 등으로 전면적인 팀 리빌딩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구단의 내부 사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선 감독을 리빌딩의 적임자로 판단했다.
당장 우승권 전력을 구성할 수 없는 상황에서 2~3년 이상 걸릴 수 있는 리빌딩을 이끌어야 한다면 시행착오를 가장 줄일 수 있는 감독은 선 감독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선 감독은 올 시즌 주전 선수들이 돌아가며 부상을 당하는 동안 강한울과 박찬호, 박준태 등에게 기회를 주며 백업 선수들을 성장시켰다. 활용 가능한 자원이 부족한 현실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이들의 준수한 활약은 팀에 보탬이 됐다.
재계약을 마친 선 감독은 “무엇보다 지난 3년간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해 타이거즈를 응원해 주신 많은 팬들에게 죄송하다”며 “재신임 해 준 구단에 감사하며,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백업 육성과 수비 강화 등 기초가 튼튼한 팀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선 감독은 앞으로 2년간의 모습에 따라 그의 야구인생이 명예회복에 성공할 수도 있고, 더 큰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과연 선 감독이 고향팀 KIA에서 팀 리빌딩과 명예회복을 모두 달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년 재계약에 성공한 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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