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베테랑이 주목 받는다.
1996년 현대-한화 준플레이오프 이후 18년만에 포스트시즌 경기가 이틀 연속 연기됐다. NC-LG의 준플레이오프. LG가 1차전을 잡았으나 연이틀 우천취소로 시리즈 흐름이 안개 속에 들어갔다. 22일 진행될 2차전은 사실상 1차전과 비슷한 느낌. NC 김경문 감독과 LG 양상문 감독은 선발투수까지 나란히 바꿨다. 한 마디로 혼돈 그 자체.
베테랑들이 주목 받는다. 단기전은 본래 경험이 중요하다. 물론 경험 없는 신예들이 사고를 치곤 한다. 그러나 아무래도 신예들보단 경험 많은 베테랑이 꾸준히, 티 나지 않게 활약할 확률이 더 크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베테랑들은 경기 흐름과 분위기에 휘둘리지 않는다. 각종 돌발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는 저력이 있다. 연이틀 우천취소라는 초대형 변수에도 흔들리지 않고 팀을 이끌 것이란 믿음이 있다. 김 감독과 양 감독은 베테랑들에게 확실한 역할을 부여했다. 다만, 베테랑 리더십의 진원지는 조금 다르다.
▲ NC-직접적 개입
NC 베테랑들은 직접적으로 경기에 개입하는 부분이 많다. 김 감독은 베테랑 이호준을 1차전서 6번, 2차전서 5번에 배치했다. 직접 경험이 적은 타자들을 이끌어달라는 주문. 김 감독은 “내가 굳이 말하지 않아도 호준이가 알아서 미팅을 하더라”고 흐뭇해했다. 이호준도 “이미 준플레이오프 직전에 선수들에게 다 얘기했다. 지금 더 얘기하면 잔소리”라고 했다. 확실히 NC 덕아웃은 이호준이 꽉 잡고 있다. 군림하는 게 아니다. 이호준을 중심으로 베테랑들과 젊은 선수들이 톱니바퀴처럼 절묘하게 돌아가는 느낌.
유격수 손시헌과 중견수 이종욱도 숱한 포스트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중심을 잡고 있다. 김 감독은 그동안 나성범 대신 우익수로 뛰었던 이종욱을 본래 포지션인 중견수로 돌려 부담을 덜어줬다. 그만큼 김 감독은 베테랑들을 보이지 않게 배려한다. 마운드에선 또 다른 베테랑 손민한이 버티고 있다. 고비마다 마무리 김진성을 받치는 전천후 셋업맨으로 나설 전망. 비상 시에는 마무리 등판도 가능하다. 기본적으로 베테랑들의 경기력이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 개입이 가능하다.
▲ LG-간접적 개입
LG도 베테랑들이 많다. 박용택, 이진영, 정성훈 등이 팀 타선 중심을 확실하게 잡는다. NC보다는 베테랑 비중이 좀 더 높다. 이들 역시 확실하게 팀 타선을 진두 지휘한다. 그런데 알고 보면 LG는 NC와는 달리 베테랑들이 간접적으로 개입하는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부상 중인 이병규(9번)는 선발라인업 대신 벤치에서 대기한다. 고비에 투입돼 한 방을 쳐내야 하는 임무. 단기전은 상황에 따라 벤치멤버가 시리즈 흐름을 바꿀 수도 있다.
엔트리에 등록되지 않은 베테랑 임재철과 김선우도 준플레이오프 기간 내내 선수단과 동행한다. 양 감독은 “두 사람이 경기에 뛰지 않더라도 덕아웃에서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했다. 아쉽게 엔트리에 들어가지 못한 두 사람을 배려해주면서도, 팀 전력 간접적 상승효과를 노린 것.
사실 규정 위반이다. 엔트리에 들지 못한 선수는 덕아웃에 들어올 수 없다. 양 감독도 “NC에서 지적을 하면 당연히 덕아웃에 들어갈 수 없다. 대신 불펜에서라도 머무르게 하겠다”라고 했다. 그러나 김 감독이 쿨하게 넘어갔다. 그는 “규칙위반인 건 알고 있지만, 그 정도는 동업자 정신으로 이해해줘야 하지 않겠나. 그런 걸 일일이 야박하게 지적하긴 좀 그렇다”라고 했다.
NC와 LG에 베테랑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연이틀 쉬고 치러지는 준플레이오프 2차전은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 베테랑들이 준플레이오프 전체적인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 베테랑들의 강인함이 필요하다.
[이호준(위), 임재철(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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