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그때는 편지밖에 없었다니까.”
지난 21일 창원마산구장 3루 LG 덕아웃. LG 양상문 감독이 하염없이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보며 NC 김경문 감독을 추억했다. 김 감독이 양 감독의 부산 동성중, 고려대 1년 선배. 당시 양 감독은 1년 선배 김 감독을 추억하며 “세수한 뒤 수돗가에 안경을 놓고 가면 챙겨주셨고, 고등학교 시절엔 공주고(김 감독 모교)로 전학을 오라는 말씀도 해주셨다. 대학 시절에도 밥도 사주셨고 옷도 사주셨다. 군대에 갔을 땐 편지도 주고 받은 사이”라며 감사함을 전했다.
양 감독은 처음엔 “김 감독님”이라고 말했다가 “김경문 선배”에 이어 “경문이 형”이라며 친근감을 표했다. 지금은 준플레이오프라는 큰 무대에서 적장으로 만났으나 양 감독은 야구 선배, 그리고 인간으로서 김 감독을 진심으로 존경했다. 그리고 좋아했다.
22일 창원마산구장 1루 NC 덕아웃. 이번엔 김 감독이 화답할 차례였다. 전날 양 감독의 추억담이 회자되자 김 감독은 웃으면서 “내가 중학교를 큰 형이 계신 부산으로 갔었다”라면서 양 감독과 의 첫 만남을 추억했다. 김 감독은 “내가 중학교 시절이었을 때 양 감독은 초등학생이었다”라고 회상에 잠기더니 “양 감독은 그때도 야구를 참 잘했다. 야무지게 한다는 느낌”이라고 칭찬했다.
김 감독은 양 감독이 말한 내용이 사실이었다고 했다. 자신을 깍듯이 대하는 후배 양 감독이 좋았다고 한다. 군대 시절엔 편지도 주고 받았다고 하자 김 감독은 웃으면서 “아, 그럼 편지도 주고 받았지. 그땐 카카오톡이 있었나. 문자메시지가 있었나. 아무것도 없었다. 편지가 안부를 묻는 유일한 수단”이라며 “어렸을 땐 글도 제대로 못 썼는데 서투른 솜씨로 편지를 주고 받았다”라고 웃었다.
김 감독은 “그러고 보면 사람의 인연이란 돌고 도는 것”이라고 웃었다. 최근 프로야구판에는 또 한번 감독교체 피바람이 불고 있다. 매년 파리목숨인 게 사령탑의 현실. 그런 상황서 중학교, 대학교 시절 정을 나눴던 후배와 준플레이오프 맞대결을 펼치고 있으니 김 감독도 만감이 교차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김경문 감독. 사진 = 창원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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