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대반전 홈런쇼였다.
LG는 정규시즌 128경기서 단 90개의 홈런을 쳐내는 데 그쳤다. 9개구단 중 유일하게 100홈런을 채우지 못했다. LG는 팀 장타율도 0.400으로 최하위였다. LG의 올 시즌 최대 아킬레스건은 장타였다. 국내에서 가장 드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쓴다고 해도 어차피 맞붙는 팀들 모두 같은 조건이었다. 잠실라이벌 두산은 포스트시즌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LG보다는 홈런(108개)과 장타율(0.431) 모두 약간 더 좋았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G. 역시 장타력이 가장 큰 걱정이었다. 큰 경기서는 결정적인 장타 한 방이 승부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때문에 LG로선 마운드 등 다른 파트에서 삐걱거릴 경우 팀 자체가 한꺼번에 무너질 위험성이 있었다. 더구나 NC는 정규시즌서 팀 평균자책점 4.29로 리그 1위였다.
객관적인 데이터만 보면 LG가 한 방 능력만큼은 고전해야 마땅한 상황. 그러나 단기전은 역시 정규시즌과 달랐다. LG가 적지 창원에서 NC와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을 모두 잡은 원동력은 다른 게 아니라 장타였다. 특히 고비마다 결정적 홈런포가 나오면서 승부를 갈랐다. 1차전서 3-0으로 앞선 상황서 포수 최경철이 결정적 스리런포를 터트렸다. 5회에도 박용택이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포를 쳤다.
가을비로 예상치 않게 이틀을 쉬었다. 그러나 LG 타자들의 홈런 본능은 식지 않았다. 2차전서도 LG는 결정적 홈런 2방으로 NC를 침몰시켰다. 역시 1회였다. 톱타자 정성훈이 NC 선발투수 에릭 해커의 높은 직구를 걷어올려 1회초 선두타자 솔로포를 작렬했다. 정성훈의 포스트시즌 사상 첫 홈런포. 흐름을 장악하는 한 방.
끝이 아니었다. 1-0으로 불안한 리드를 유지하던 4회초. 1사 1루서 외국인타자 브래드 스나이더가 에릭의 높은 직구를 걷어올려 달아나는 중월 투런포를 작렬했다. 호시탐탐 추격을 노리던 NC의 심리적 의지를 끊어버린 결정적 한 방. 기본적으로 이날 에릭의 구위는 좋았다. 하지만 LG 타자들은 결정적인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이틀을 쉬었지만, 집중력은 여전했다.
이제 LG는 하루를 쉬고 홈 잠실로 간다. 아무래도 창원보다는 잠실에서 홈런이 덜 나오게 돼 있다. 그러나 LG 타자들은 홈런 감각을 확실하게 끌어올렸다. LG가 홈에서마저 홈런포로 NC 투수들을 누를 경우 시리즈 향방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NC는 가뜩이나 2연패로 쫓기는 상황. LG로선 3차전서 홈런으로 승부를 마무리 짓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정규시즌 홈런 최하위 팀의 준플레이오프 대반전 홈런쇼. 단기전 묘미다.
[스나이더. 사진 = 창원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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