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창원 김진성 기자] 결국 양상문 감독 말이 맞았다.
NC-LG 준플레이오프 2차전이 열린 22일 창원마산구장. 사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란 느낌이 강했다. 1차전은 19일에 진행됐다. 그리고 20일과 21일 연이틀 가을비로 2차전을 치르지 못했다. 포스트시즌 연이틀 취소는 1996년 현대-한화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 이어 18년만의 일이었다. 그만큼 사례 자체가 생소했다. NC 김경문 감독과 LG 양상문 감독 모두 “정규시즌은 몰라도 포스트시즌서 이틀 연속 쉬는 건 처음”이라며 고개를 갸우뚱했다.
재미있는 건 두 감독 모두 우천취소가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는 점. 양 감독은 “일반적으로 경기를 이긴 팀이 그 다음 경기서 쉬게 되면 흐름이 끊기는 경우가 있다”라고 인정했다. 하지만, 양 감독은 “우리는 정규시즌 막판 10경기서 피로가 많이 쌓였다. 긴장을 많이 했다. 오히려 포스트시즌서는 부담 없이 할 것이다. 투수들이 쉬게 되면 결국 우리에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LG는 정규시즌 4위 확정을 정규시즌 마지막 날에 했다. 양 감독 말대로 아시안게임 휴식기 이후 매 경기 피 말리는 승부를 벌였다. 당연히 심리적으로 피로가 쌓였다. 포스트시즌서 뜻하지 않은 휴식일을 벌어 더 유리할 것이란 전망. 또 양 감독은 “우리가 먼저 1승을 했기 때문에 상대가 부담을 갖고 경기에 임할 것이다”라고 했다. 이틀을 쉰 이후에도 “여전히 그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김 감독 해석은 달랐다. 그는 “첫 경기서 부담감을 갖고 싸우는 게 보였다. 그러나 이틀 연속 쉬면서 그런 부담감을 덜었다. 우리 선수들이 떨지 않고 활발하게 잘 싸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김 감독은 “승리한 팀은 비로 경기를 치르지 못하면 그 흐름이 끊긴다”라며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결국 두 감독은 완벽한 동상이몽을 했던 것. 이른바 ‘우천취소 긍정론.’ 물론 일종의 기 싸움이다. 괜히 사령탑이 우천 취소 이후 불리할 것이란 발언을 해 팀 사기를 떨어뜨릴 이유는 없다. 결국 경기가 열려야 결과를 확인할 수 있었던 발언들. 양 감독이 웃었다. NC는 이틀을 쉬었으나 여전히 마음에 부담이 있었다. 결정적인 3루 도루 실패, 대타 기용 실패 등 작전이 연이어 들어맞지 않았다.
반면 LG는 1차전서 달아오른 타선 결정력이 떨어지지 않았다. 타선 자체가 그렇게 활발하게 터진 건 아니었으나 1회와 4회 결정적 홈런 2방으로 승기를 틀어잡은 뒤 놓치지 않았다. 경기 후반 NC가 매섭게 추격했으나 LG는 불펜진을 적절히 가동해 리드를 지켜냈다. 결국 우천취소 긍정론의 승자는 LG로 기록됐다. LG가 1차전을 잡고 이틀 간 비로 흐름이 끊겼으나 2차전마저 잡아내면서 플레이오프 진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단 한번뿐이었던 과거 사례도 LG 편이다. 1996년 준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당시 1차전(10월 1일)서 한화에 15-0으로 대승했던 현대는 2일과 3일 비로 2차전을 치르지 못했으나 4일 열린 2차전서도 한화에 4-2로 승리하고 플레이오프에 올라갔다. 결과적으로 연이틀 우천취소에 따른 두 감독의 동상이몽 긍정론은 양 감독의 손을 들어줬다. 물론 어디까지나 결과론이다.
[양상문 감독. 사진 = 창원 송일섭 기자 andlyu@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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