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공격적으로 하겠다.”
두산 김태형 신임감독이 2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공식 취임기자회견을 가졌다. 김 감독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공격적인 야구를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사실 모든 신임감독이 지휘봉을 잡자마자 할 수 있는 코멘트. 중요한 건 그의 소신과 컨셉, 실천력이다. 취임기자회견서 김 감독의 성향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두산은 2015시즌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 일단 전임 감독 시절 부족했던 코칭스태프-선수단 사이의 끈끈한 소통을 되살려야 한다. 마운드에선 선발과 불펜 모두 새판짜기가 불가피하다. 타선에선 파괴력에 비해 부족했던 결정력을 끌어올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기동력과 백업 강화도 중요한 부분들.
▲ 김태형 감독은 무섭다? 소통방식은
김 감독은 1990년부터 2011년까지 22년간 두산에서 선수와 배터리 코치를 역임했다. 김인식 감독 시절 주전포수로 맹활약했다. 1998년부터 2000년까지 3년간 주장을 역임했다. 대부분 야구관계자들이 당시 김태형을 ‘무서운 캡틴’이라고 회상한다. 강력한 카리스마가 바탕에 깔린 군기반장. 원칙과 예의를 중시했다. 당시 정착한 두산만의 팀 컬러가 훗날 ‘허슬두’로 진화했다.
그렇다면 감독 김태형도 카리스마를 앞세워 선수들에게 강하게 다가설까. 꼭 그럴 것 같지는 않다. 김 감독은 “소통이 중요하다. 소통은 말을 들어주는 것이다. 그래야 신뢰가 쌓인다. 신뢰가 쌓이면 강한 팀으로 나아갈 수 있다”라고 했다. 김 감독은 지난 3년간 SK서 배터리코치를 역임했다. 외부에서 바라본 두산은 역시 소통이 부족했다. 전임 송일수 감독은 한국어를 제대로 할 줄 몰랐다. 선수단과 소통이 부족했다. 김 감독은 카리스마도 있지만, 확고한 원칙 속에서 선수, 코치들의 말을 충분히 들으면서 팀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김동주 거취 등 각종 구단 안팎 현안 처리의 기조 역시 소통이다.
▲ 허슬두의 부활
김 감독은 “밖에서 봤을 때 두산은 하고자 하는 느낌이 별로 없어 보였다”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이어 “투수력과 기동력에 문제가 있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 최선을 다하지 않고 안일한 플레이를 하는 건 싫다”라고 했다. 두산 고유의 끈끈한 컬러를 되찾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묻어났다.
두산은 2000년대 중, 후반 한창 잘나갔을 때 ‘허슬두’로 유명했다. 선수들의 유니폼에 흙먼지가 마를 날이 없었다. 주루와 수비에 몸을 날렸다. 하지만, 부상 등 갖가지 이유로 최근 몇 년간 두산의 이런 색채는 많이 희석됐다. 결국 과거에 비해 한 베이스 더 가고, 한 베이스를 더 묶는 압박능력이 많이 약해졌다. 김 감독의 취임일성은 결국 좀 더 적극적인 야구, 허슬두 부활로 요약된다.
팀 컬러를 바꾸기 위해선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코칭스태프 새 인선은 물론이고, 마무리훈련과 스프링캠프 계획도 전면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또 기존의 야구서 색깔을 바꾸려면 필연적으로 경쟁세력이 필요하다. 경쟁이 없으면 팀이 달라지지 않기 때문. 김 감독 특유의 강력한 카리스마와 지도력이 집약될 것으로 보인다.
▲ 초보감독 한계 극복방법은
김 감독은 코치 경험은 제법 쌓았지만, 감독으로선 분명 초보다. 숱한 시행착오를 겪을 가능성이 충분하다. 프로는 정글이다. 작은 시행착오가 모이고 모여 하위권 추락으로 이어진다. 즉, 사령탑에겐 위기관리능력이 있어야 한다. 그 역시 경험이 쌓여야 생기기 마련인데, 부족한 경험을 채워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김 감독은 “경험부족으로 인한 한계점이 있다”라고 스스로 인정했다. 이어 “경기 전 준비를 많이 하고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하겠다”라고 했다. 굳이 자신의 약점을 감추지 않았다. 오히려 부단한 노력과 소통으로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최근 초보 감독 모두 확실한 자신만의 가치관이 있었다. 그리고 소통에 능한 ‘열린 귀’를 갖고 있었다. 김 감독 역시 그럴 자질은 충분해 보인다. 그는 “김인식 감독님, 김경문 감독님에게 많이 배웠다”라고 했다.
남은 건 실전이다. 2015시즌 개막까지 약 5개월이란 시간이 있다. 김 감독이 두산야구 부활을 위해 지금부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당연히 팬들 입장에선 지켜볼 부분이 많다.
[김태형 감독. 사진 = 잠실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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