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고양 김진성 기자] “당연히 종현이보다 트로이가 편하죠.”
오리온스 슈퍼루키 이승현은 역시 물건이다. 23일 전자랜드와의 원정경기. 79-79 동점이던 경기종료 3.3초를 남겨놓고 우중간에서 골밑을 쇄도하던 김강선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뿌렸다. 이승현의 손에서 떠난 공은 김강선이 안전하게 잡았고, 골밑 슛으로 이어지면서 결승득점이 이뤄졌다. 오리온스가 개막 6연승을 내달린 순간이었다.
이 장면만 봐도 이승현이 얼마나 보물인지 잘 알 수 있다. 고려대 시절까지 주득점원이었던 그는 프로에서 완벽한 조연으로 변신했다. 득점은 9점. 그러나 9리바운드 4어시스트 2스틸. 26점을 기록한 트로이 길렌워터보다 경기 지배력, 공헌도는 더 높았다. 결정적 순간에 세컨리바운드에 의한 골밑 득점, 간헐적인 외곽포, 상대 도움수비에 이은 블록슛까지. 순도가 너무나도 높다. 특히 이날 오리온스가 전반전서 최악의 경기력을 보여준 터라 이승현의 활약은 더욱 빛났다.
이승현은 “프로에 들어와서 가장 어려운 경기를 했다. 후반에는 더 집중력이 있었다. 대학시절 종현이가 있어서 내, 외곽을 오가며 꾸준히 연습한 게 프로적응에도 도움이 됐다. 마지막 패스는 강선이 형이 딱 보여서 줬다. 수비자가 따라오는 게 보였다 그걸 주면 골이다 싶었다”라고 했다. 이어 “대학 시절엔 주득점원이었지만, 지금은 트로이가 주득점원이다. 팀만 이기면 된다. 주어진 역할에 충실할 뿐”이라고 했다.
이승현이 프로에서 이렇게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는 건 대학시절 값진 경험을 많이 해봤기 때문이다. 그는 “고려대 시절 어려운 경기를 많이 했다. 20점 지는 경기를 뒤집어봤다. 어떻게 해야 이길 수 있는지에 대해서 잘 안다. 기술적인 면보다 기본적인 면에 충실하고 싶다. 리바운드, 수비를 제대로 보여줘야 한다”라고 했다.
그래도 이승현은 “당시 이종현보다는 지금 트로이가 훨씬 낫다. 아무래도 기술적으로 훨씬 좋은 선수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전국체전 불참에 따른 프로경기 참가 허용에 대해서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대학에서 머무를 순 없다. 대학에선 이룰 것을 다 이뤘다 고대가서도 뛰면 좋긴 좋은 데 비교가 안 된다. 이제 고대는 이룰 것 이뤘다”라고 했다.
[이승현. 사진 = 고양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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