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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복귀해 안방을 울음바다로 만든 송윤아'
"'좋은 드라마 감사하다'란 말 들었을 때 감동"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한승희가 살아 돌아온 듯했다. "문정희라서, 윤찬영이라서, 정준호라서 고맙더라"고 말하는 송윤아의 목소리가 죽음 앞에서도 아들을 향해 강인한 모성애를 보여준 한승희의 목소리처럼 또렷했고 진심어렸다.
송윤아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MBC 주말드라마 '마마'의 한승희를 떠나 보낸 소감으로 "주위에서 제가 드라마 끝나고 우울증에 걸릴 것 같다고 걱정하시던데, 걱정 안 하셔도 돼요"라며 웃었다.
전작들과 달리 '마마' 때는 워낙 한승희에 몰입한 탓에 "사람들 눈도 제대로 못 쳐다봤어요. 스태프들한테 밝게 '밥 먹었어?' 하는 것도 잘 안 돼요. 승희가 감당해야 하는 어려운 신이 너무 많았고, 그 정도로 감정을 조절할 능력이 안 됐나 봐요"라고 했다. 그래서 드라마를 마친 지금은 "마음이 편해요"라고 한다.
시한부 인생 한승희의 모정과 우정을 동시에 다룬 '마마'는 방영 내내 가슴을 울리는 극본, 감각적 연출과 송윤아를 비롯한 문정희, 윤찬영, 정준호 등 배우들의 열연 속에 호평이 잇따랐다.
"제게 많은 분들이 '좋은 드라마를 보게 해줘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해주세요. 그동안 좋은 평가 받은 작품도 해봤고, 재미있는 작품도 많았는데 그런 말은 처음 들어봤어요. 기분이 묘하고 감동이던 걸요. 그런 인사를 들을 수 있는 작품을 해서 제가 더 감사했어요."
'마마'를 따뜻한 이야기로 만든 유윤경 작가에게 특히 고마워했다. 그리고 한승희의 죽음이 상세히 묘사되지 않고 암시된 채 흐른 마지막회에 대해 "승희의 죽음이 아프게 표현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있었는데 대본이 그렇게 나와서 다행이었어요. 작가님도 저랑 같은 생각이라 감사했죠. 만약 승희가 마지막회에 고통스러워하다 죽는 것까지 보여준다면 잔인했을 거예요"라고 했다.
6년 공백기를 가진 송윤아에게 '마마'는 "내게 찾아온 좋은 드라마"였다. 주위의 우려 섞인 시선도 있었지만 녹슬지 않은, 오히려 더 원숙해진 연기력을 과시해 2014 MBC 연기대상의 유력한 후보로 일찌감치 거론되고 있다. 당사자인 송윤아는 "부담스럽다"는 반응이다. 대신 베스트 커플상을 욕심 냈다.
"상이란 게 여러 방면으로 다 평가가 좋아야 받는 건데 저도 사람이라 상을 주신다면 감사하긴 해요. 하지만 벌써부터 연기대상을 거론하시니까 그 자체가 너무 부담스럽고 조심스러워요. 정말 (연기)잘하시는 분들이 계시잖아요. 시청률이든 뭐든 인정을 받은 작품이 있고, 그 와중에 살짝 끼어 있으니까 그 자체가 부담스러워요. 전 문정희씨랑 베스트커플상 노릴래요."
남편인 영화배우 설경구는 데뷔 이래 드라마 활동은 전무하다시피 한데, '마마'가 결혼 후 송윤아의 첫 드라마 촬영이라 빡빡한 촬영 스케줄을 소화하는 걸 곁에서 보고는 상당히 놀랐다고 한다. "그래서 자긴 드라마를 못했다고 하더라고요. 사실 상상할 수 없는 스케줄이긴 해요."
2010년 득남한 송윤아로 올해 아들이 다섯 살 됐다. 아들은 엄마가 TV에서 엉뚱한 형의 엄마로 나오는 걸 보고 살짝 질투를 느꼈단다.
"그루(윤찬영)를 질투하는 거예요. 제가 다 당황스러울 정도였어요. 이러다 혹시 나중에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할 정도였죠. 그 정도로 그루한테 문을 닫았어요. 게다가 초반에는 그루와 엄마의 사이가 좋지 않으니까 그런 장면들을 보면서 그루 형이 굉장히 미웠던 것 같아요. 자기가 엄마 아들이어야 하는데, 엄마가 어느 날부터 저 형의 엄마로 TV에 나오기 시작하고, 집에선 엄마를 못 보니까 그런 충격이 있었던 듯싶어요. 근데 지금은 자연스럽게 풀렸고 이제는 그루를 좋아해요. 그루 형이 캐나다에서 온 걸 자랑하더라고요. '엄마 그루 형은 왜 영어를 하지 않아요?' 하면서 지금은 좋아해요. 그루랑 한 번 만났는데, 그루가 자기를 미워하지 말라고 아들한테 선물도 주고, 덕분에 호감도가 상승했어요."
"한승희가 보여준 모성애만큼 실제로 아들에게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나?"란 우문에 "이 세상에 자기 자식 안 사랑하는 엄마가 어디 있겠어요"라는 현답.
"엄마가 되고 보니까 어떤 아이든, 세상 모든 아이들한테 슬픔과 아픔을 주는 사람이 제일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라는 송윤아는 요즘은 어떻게 하면 아이를 바르게 키울 수 있을까 하는 게 가장 고민되고 어렵다며 아들이 "착하고 예의 바른 아이로 자랐으면 좋겠어요"라고 소망했다.
6년 공백기는 물론 복귀를 두고 일부 부정적인 시선까지 감내했던 송윤아. 지난 세월을 거치며 "저 스스로 많은 변화가 왔어요"라고 했다. "제작발표회 때 모든 게 감사하다고 말씀 드렸는데, 솔직히 사람이 어떻게 모든 게 감사하겠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날 모든 게 감사하고 싶더라고요. 물론 그 안에는 씻을 수 없는 상처도 있고 오만 가지 감정이 있지만 그런 것들도 다 감사하면서 살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마마' 속 한승희의 한 대사가 "송윤아가 세상에 소리치고 싶은 대사 같았어요. 작가님이 절 위해 써준 대사인가 싶을 정도였어요"라고 했다. 극 중 한승희는 자신의 비밀을 캐내려는 권도희(전수경)을 찾아가 이렇게 외쳤다. "이 세상에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의 인생을 평가할 순 없어."
[배우 송윤아, 문정희, 윤찬영(위부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MBC 방송 화면 캡처-MBC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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