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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반달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작품 한 편이 13년간 사랑 받기란 쉽지 않다. 그만큼 탄탄해야 하고 그럼에도 새로워야 한다. 작품 자체의 감성을 그대로 지녀야 함은 물론이고 매번 무대에 오르는 배우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때문에 13년간 사랑 받은 뮤지컬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이하 '백사난')가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뮤지컬 '백사난'은 동화 백설공주를 재해석해 기존의 이야기를 뒤집은 새로운 이야기로 백설공주를 사랑한 일곱번째 난장이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을 담고 있다. 2014년 공연에서는 '노란박새팀'과 '눈꽃사슴팀'으로 나뉘어 공연중이다.
최근 공연을 시작한 '눈꽃사슴팀'에서는 뮤지컬배우 박혜원이 반달이 역을 맡아 열연중이다. 아담한 체구에도 불구 남다른 깡과 신념으로 반달이만의 강한 사랑을 관객들에게 전하고 있다.
박혜원은 최근 마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연습 기간이 길고 안 쓰던 몸을 쓰다 보니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연습 기간이 길었기 때문에 체력적으로는 문제가 없다"고 입을 열었다.
'백사난'은 치열한 오디션으로 출연자들을 캐스팅했다. 특히 반달 역은 하루 종일 오디션을 진행했을 정도. 때문에 반달 역으로 최종 합류한 박혜원에 대한 기대는 남달랐다. 말을 못하는 반달이는 몸짓과 표정으로 마음을 전하기에 그 감성에 집중해야 하고, 그런 만큼 박혜원만의 감성에 관심이 쏠렸다.
박혜원은 "사실 유명하고 좋은 작품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보진 못하고 얘기만 들은 상태에서 오디션을 봤다. 춤에 소질이 없어 반달이가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며 "오디션은 서바이벌이었다. 오디션 다음날부터 몸이 많이 아팠을 정도다"고 고백했다.
그는 "사실 연습할 때 많이 혼났다. 몸이 유연하지 못한 편이라 오디션 때도 몸을 쫙쫙 펴고 스트레칭 하는 다른 배우들을 보며 기가 죽었을 정도다. 이런 나를 지도해주시느라 다른 분들이 많이 고생하셨다"며 "처음 연습 때 춤을 잘 못 춘다는 강박관념이 있으니까 힘들더라. 작품에 누가 안 되려면 일단 그럴싸 하게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춤에 대한 강박관념 때문에 초반에 더 많이 헤맸다. 하지만 동작의 완성도가 중요한게 아니라 대사나 노래처럼 이걸로 표현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차차 알게 됐다. 대사 외우는게 훨씬 편하더라. 그래도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열심히 했다. 연출님, 안무감독님이 그냥 안무만 주시는게 아니라 확실히 이해할 수 있게 계속 말씀해 주셨다. 춤에 대한 부담감이 많아 '이건 춤이다'라고 생각하는게 있어서 힘들었던 것 같다. 나중에 그 부담을 덜고 대사, 노래와 다를게 없다는걸 알고 나니까 좀 더 수월해졌다."
'노란박새팀' 반달이 최미령 역시 도움이 됐다. 박혜원은 "하나부터 열까지 총체적 난국이었다. 이걸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후반부까지도 헤매서 스트레스도 받았는데 미령 언니가 하나 하나 옆에서 친절하게 다 알려주셨다"고 말했다.
춤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리자 반달이의 감성이 느껴졌다. 무대에서 어떻게 실현될지 궁금했기에 첫 공연이 너무도 기다려졌다. 자칫 유치하게 보여질 수도 있지만 워낙 잘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벅찬 마음으로 무대에 올랐다.
박혜원에게 반달이가 남달랐던 이유는 또 있다. 그의 어머니 역시 청각장애가 있기 때문. 박혜원은 "반달이를 보면 뭔가 나랑 비슷한 것 같다. 어머니 때문에 더 와닿는게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온 몸으로 자신의 감성을 표현하는 것도 박혜원과 닮았다. 자신을 많이 드러내지 않는 성격에 항상 숨기고 담는 것이 익숙했던 박혜원은 연기를 접한 뒤 새로운 세상을 만났다. 자기도 모르게 뭉쳐 있던 스트레스를 연기할 때 다 털어놓을 수 있게된 것.
그는 "연기할 때는 내가 울든, 화를 내든 다 털어놔도 용인이 되는 공간이다. 내 개인의 성격적인 변화에도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어릴 때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했지만 직업으로 삼겠다는 생각은 한적은 없었다. 14살 때부터 제일 친한 친구인 장희아 권유에 함게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친구 따라 강남 갔다.(웃음) 장희아는 지금 뮤지컬 '달콤 살벌한 연인'에 출연중인데 심지어 지금 같이 산다. 도움이 많이 되고 의지도 많이 된다. 희아가 같이 하자고 해서 고3 때 갑자기 진로를 변경했다. 처음 접해보니 재밌었다. 재수를 해서 대학에 갔는데 연기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이런 세계가 있었다니!' 싶었다. 하면 할수록 새롭게 알아가는 것들이 너무 재밌어 평생 이걸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중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시작해 공연할 때 빼고는 한 번도 아르바이트를 쉬어본적이 없다는 박혜원은 그렇게 해서라도 연기를 계속 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좋아서 하는 거니까. 못하면 화병 난다. 계속 또 내 안에 쌓일 거다"고 답했다.
"고생을 많이 했다고 해서 다른 사람에 대해 '안 겪어 봤으니 몰라!'라고 말하는건 좀 아닌 것 같다. 나도 처음엔 그게 다를 거라고 생각했는데 자기가 느끼는 나름이더라. 다른 사람들도 다른 방식으로 겪는 어려움이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깨달았다. 요즘엔 집에 가면 움직이지 못할 정도로 몸이 아픈데 그만큼 잊지 못할 작품이다. 내 체력만 허락 된다면 계속 하고 싶다. 배우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되는 작품이다. 난 쉽게 포기하지 않는 스타일이다. 오래 오래 쉬지 않고 연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
한편 뮤지컬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는 진천, 함안, 청양, 진주, 구리, 부산 6개 지방투어도 예정되어 있으며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에서 2015년 1월까지 공연된다.
[배우 박혜원, 뮤지컬 '백설공주가 사랑한 난장이' 공연 이미지. 사진 = 쇼플레이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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