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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미리 기자] 영화 '봄'(감독 조근현)이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치정이나 섹스 설정을 넣지 않아 오히려 눈길을 끌고 있다.
'봄'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한 폭의 한국화처럼 정갈하고 수려하게 담아내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작품상 4개, 촬영상 2개, 두 여배우가 모두 여우주연상을 받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웠다.
이는 보편적인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에서 보기 드물게 치정에 얽힌 삼각관계나 섹스, 이유 없는 노출 없이, 역사의 수레바퀴 아래서 희망을 잃지 않는 인간군상의 모습과 참된 아름다움에 관한 묵직한 메시지 전달에 성공했기 때문이라는 평이다.
또 "서양화를 전공한 사람으로서 영화상에서 그려지는 화가나 조각가가 괴팍하고, 이상하게만 그려져서 그 부분에 대해 답답함이 있었다. 모델과 연분이 난다거나 하는 게 실제로 작업해보면 그럴 수가 없다. 제대로 된 작가라면 작업에 빠지면 모델이 대상으로 보이지, 여자로 보이지 않는다. 예술가들을 폄하하는 어떤 걸 영화인들이 스스로 오랜 시간 동안 만들어 왔던 것 같다"며 한국영화에 고착되어 있는 세간의 시선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고자 한 조근현 감독의 연출 의도가 숨겨진 결과다. '봄'이 노출이 있으면 섹스가 뒤따른다고 생각하거나, 삼각관계 하면 치정이나 집착을 떠올리는 충무로의 관행이나 기계적인 흥행 코드 삽입에 신선한 경종을 울린 것.
이에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한국 최고의 조각가 준구(박용우)와 헌신적인 아내 정숙(김서형), 누드모델 민경(이유영)에게 다가온 생애 가장 찬란한 봄이 배우들의 호연과 어우러져 진정성 있게 전해질 것이라는 기대를 높이고 있다.
한편 영화 '봄'은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0년대 말,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최고의 조각가 준구, 끝까지 삶의 의지를 찾아주려던 그의 아내 정숙, 가난과 폭력 아래 삶의 희망을 놓았다가 누드모델 제의를 받는 민경, 이 세 사람에게 찾아온 삶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관한 이야기다. 오는 20일 개봉.
[영화 '봄' 스틸. 사진 = 스튜디오후크 제공]
김미리 기자 km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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