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대변수는 홈런이다.
넥센과 LG의 플레이오프. 홈런이 화두다. 넥센은 정규시즌서 199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단연 1위. 홈런왕 박병호(52홈런)와 강정호(40홈런)의 화력이 최대 장점. 타자친화적인 목동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이점을 톡톡히 누렸다. 잠실보다 목동 외야는 확실히 좁다. 두 사람은 전국에서 고루 많은 홈런을 때렸지만, 목동에서 가장 위력적이다.
LG는 정규시즌서 단 90홈런에 그쳤다. 최소 1위. 넥센과는 정반대로 시즌 내내 장타력이 아킬레스건이었다. 팀내 최다홈런 타자가 16개의 이병규(7번). 홈런이 많이 나오지 않는 잠실을 홈으로 쓰는 특수성도 있었지만, 다른 구장에서도 LG 홈런과 장타력은 도드라지지 않았다. 단기전에선 홈런의 가치가 매우 높다.
▲LG 장타력 살아났다
그런데 LG가 준플레이오프서 홈런으로 단단히 재미를 봤다. 1차전 1회초 최경철의 달아나는 좌월 스리런포는 시리즈 흐름 자체를 LG로 끌어온 결정적 한 방. 2차전서도 1회초 정성훈의 선두타자 솔로포에 이어 4회 브래드 스나이더의 달아나는 투런포가 영양가 만점이었다. LG가 적지에서 2연승한 원동력이 홈런이었다.
LG는 잠실 3~4차전서 1개의 홈런도 치지 못했다. 그러나 4차전서는 2루타 이상의 장타를 4개나 터트리며 승부의 물꼬를 텄다. 준플레이오프 이후 단 하루의 휴식만을 취한 상황. 지금 LG 타자들은 장타감각을 갖고 있다. 이런 부분은 넥센 마운드도 간과할 수 없다. 염경엽 감독은 파이어볼러 헨리 소사를 1차전 선발로 내보낸다. LG 타자들이 소사의 빠른 볼에 얼마나 빨리 적응하느냐가 관건. 소사는 올 시즌 LG전서 단 1경기(10월 4일, 6이닝 6피안타 1자책)에 나섰고 홈런을 맞지는 않았다. 참고로 에이스 밴헤켄은 LG전서 6경기에 나섰고 3개의 홈런을 내줬다. 올 시즌 LG에 가장 많은 피홈런을 내줬다. 그만큼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
▲넥센 장타감각 찾는 시기는
넥센은 17일 SK와의 정규시즌 최종전 직후 열흘만에 실전에 나선다. 실전 감각이 뚝 떨어졌을 가능성은 낮다. 그러나 특유의 장타감각을 언제 되찾느냐가 관건. 박병호는 LG전서 5홈런을 때렸다. 강정호는 6홈런을 때렸다. 팀내 홈런 3위 이택근(21개)은 1개, 팀내 홈런 4위 유한준(20개)은 2개. LG 투수들이 넥센 타자들에게 의외로 큰 것 한방을 많이 맞지 않았다. 팀 평균자책점 4.58로 3위를 차지한 저력이 발휘된 부분.
준플레이오프서 LG 투수들의 컨디션은 좋았다. 우천취소와 이동일로 적절히 휴식을 취하면서 체력적으로도 나쁜 상태가 아니다. LG 마운드는 경험이 부족한 타자가 많은 NC 타선을 잘 막아냈다. 그런데 넥센 타선은 NC와는 다르다. 리그 최강 화력을 자랑한다. LG보다 비교 우위인 넥센 최강타선과 넥센에 근소한 우위인 LG 마운드가 맞물리는 승부처. 이 지점에서 홈런을 때리느냐 막아내느냐는 플레이오프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 넥센 타자들이 장타감각을 빨리 찾을수록 유리해진다.
▲단기전 특수성
그런데 정규시즌 기록은 단기전과 큰 상관관계가 없다. 최경철이 준플레이오프 1차전서 결정적 스리런포를 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넥센 타선에 20홈런 이상 친 타자가 4명이지만, 나머지 5명에게 홈런 칠 능력이 없는 건 아니다. LG 타자들은 홈런과 거리가 멀었지만, 베테랑들을 비롯해 언제든 한 방을 날릴 타자들이 즐비하다. 특히 목동에선 홈런타자가 아니더라도 공을 배트 중심에 잘 맞힐 경우 충분히 홈런을 칠 수 있다. 목동에서 플레이오프 5경기 중 3경기가 열린다는 게 변수.
마운드 운영도 당연히 중요한 변수다. 넥센은 컨디션이 좋은 소사를 1차전에 낸다. 밴헤켄은 2차전으로 돌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3차전부터는 선발 매치업에서 LG에 우위를 점하지 못한다. 토종 3~5선발은 넥센의 아킬레스건. 더구나 문성현이 옆구리 통증으로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들어오지 못했다. 이 빈 틈을 선발 손승락 카드 혹은 적절한 불펜 운영으로 메워내야 한다. LG 타자들이 이 빈틈을 장타 혹은 홈런으로 공략하면 유리해질 수 있다.
LG는 1차전 선발 우규민에 이어 3차전 리오단, 4차전 류제국으로 이어질 전망. 2차전 선발은 전천후 요원 신정락이 사실상 유력한 상황. 윤지웅 대신 사이드암 김선규가 합류한 불펜도 탄탄하다. 이동현 정찬헌 유원상 신재웅 임정우 봉중근까지 수적으로는 넥센보다 우세하다. 정해진 루틴에 따라 움직일 LG 마운드는 안정감이 있다. 그런데 넥센 타자들은 정규시즌서 그런 LG 마운드를 잘 공략했다. 9승7패로 상대전적서 우세했던 원동력. 플레이오프서 의외의 타자가 장타와 홈런을 터트린다면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
[박병호(위), 강정호(가운데), 이병규(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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