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새 감독 선임이나 성적이 문제가 아니다.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데 쉽지 않은 모양새다.
롯데 자이언츠에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자존심을 구긴 마당에 구단 내부 불협화음까지 불거졌다. 전날(27일)에는 선수단이 공필성 수비코치의 감독 선임을 반대한다는 사실이 전해졌고, 주장 박준서는 선수단 대표로 언론사에 문자메시지를 보내 "선수단은 결단코 공필성 감독 결사반대라고 한 적이 없다. 감독, 코치 선임은 선수단이 관여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해명하기에 이르렀다.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으나 매우 일시적인 현상. 전날 밤 선수단 전원이 모여 성명을 발표했다. 이문한 운영부장이 오고 난 뒤 '이문한 라인'이 형성돼 선수단을 이간질하고 와해시키는 일이 생겼다는 게 골자다. 박준서의 문자메시지에 대해서도 "선수들을 다치지 않게 한다는 확답을 받았기 때문에 반박기사를 낼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올 시즌 롯데는 2007년 이후 7년 만에 7위(58승 69패 1무)로 시즌을 마쳤다. 투타 엇박자가 심각했고, 게다가 여기저기서 문제가 터져 나왔다. 지난 시즌 직후 권영호 수석코치가 2군 감독으로 강등된 뒤 사퇴하면서 불신의 골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지난 5월 권두조 수석코치가 물러났다. 당시 롯데 구단 측은 "성적에 책임지고 물러난다는 뜻을 밝혔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선수단과의 마찰이 원인이었다. 그런데 권 코치가 엔트리에서 말소된 건 지난 8월 23일이다. 약 3개월이 지난 뒤 일이다. 당시 권 코치는 정민태 투수코치(현 3군 코치)와 함께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이종운, 이용호 코치가 등록됐다. 사퇴한 코치가 3개월이 넘도록 1군 엔트리에 남아있었다는 건 누가 봐도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소통 불통의 단면이다.
당연히 성적이 좋을 리 없었다. 브레이크 없는 추락이 게속됐다.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되자 팬들의 발길도 뚝 끊겼다. 포스트시즌 탈락 이후 사직구장에서 열린 4차례 홈경기 평균 관중 수는 4,375명. 특히 주말 경기인 11~12일 한화전 2경기 총 관중 수가 10,111명으로 1만 명을 겨우 넘겼다. 17일 LG와의 시즌 최종전에도 10,594명만이 찾았다. 홈에서 열린 마지막 5경기 평균관중이 5,618명에 불과했다.
성적이 안 좋으니 팬들의 발길이 끊기는 건 당연했다. 게다가 선수 기용이나 성적 부진에 격분, 구단에 전화하는 팬들도 거의 없단다. 새 사령탑 선임과 관련된 전화를 넣은 팬들만 존재한다고. 이전에는 경기에 졌을 때나 감독 선임을 놓고 팬들이 구단 사무실에 전화해 육두문자를 내뱉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이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가장 무서운 게 무관심이다.
롯데는 지금 새 감독 선임이나 내년 시즌 성적을 놓고 고민할 때가 아니다. 갈등을 봉합하고 마음을 모으는 게 첫 번째다. 이대로면 올해의 아픔을 반복하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고 야구 잘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지금 상황은 파국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이대로면 열정적이기로 소문난 부산 팬들도 다 떠난다. 롯데 야구는 대체 어디로 가는가.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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