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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영준 기자]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 가족 지인들은 물론, 팬들까지 큰 충격에 빠뜨린 故 신해철이 생전 남긴 어록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신해철은 가수이자 뮤지션이었지만, 언제나 사회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 관심 뿐 아니라, 통렬한 비판도 서슴지 않았으며, 실제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그는 각종 예능프로그램은 물론, 자신이 DJ로 활동하던 라디오 방송에서도 자신만의 확고한 신념을 드러내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냈다.
무엇보다 그가 주목을 받았던 것은 현 사회의 문제점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통렬하게 비판했다는 것. 2007년 전 축구선수 안정환이 관중석으로 뛰어들어 물의를 일으켰을 당시 MBC 라디오 '고스트스테이션' 마지막 방송에서 "경기 중에 가족과 아내에 대한 모욕을 참지 못하고 관중석으로 뛰어들었기 때문에 전 안정환 선수를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간통 문제에 대해서도 "사회적 해악으로 보기는 어렵다. 어떤 사람에게는 새로운 인생의 출발을 의미하기도 하고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국가가 섣불리 시나리오를 쓰기가 곤란하다"며 관점의 차이를 역설하기도 했다.
다양한 사회적 정치적 발언들을 쏟아낸 그였지만, 정작 모든 것은 음악을 그 바탕에 두고 있었다. 결국 그는 음악을 업(業)으로 삼고 있는 뮤지션이었기에 그 누구보다도 음악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고, 자신의 모든 발언은 결국 음악으로 귀결된다는 말을 전했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사회적 발언을 하거나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게 다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와 사회와 음악이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순간, 음악이 이상해진다"며 스스로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이유를 설명해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또 동방신기와 비의 노래가 유해매체로 지정된 것과 관련해 "국회 자체를 유해 장소로 지정하고 뉴스를 차단하는 게 좋을 것 같다. 국회 역시 19금이다"라는 직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 밖에도 신해철은 한 방송에서 "자살충동 경향이 굉장히 센 편이어서 과거 조절하는 훈련이나 치료를 받았는데 아이들이 생기고부터는 너무 행복해서 저절로 치유가 됐다. 다음 생에 태어나도 당신의 남편이 되고 싶고 당신의 아들, 엄마, 오빠, 강아지 그 무엇으로도 인연을 이어가고 싶다"고 가족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내는가 하면, 꿈을 갖지 못하고 방황하는 이 시대 청년들에게도 가슴 깊은 울림을 선사할 주옥같은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신해철은 지난 7월 21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해 "흔히 꿈은 이뤄내는 것이 전부라고 생각하지만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잃어버려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네가 무슨 꿈을 이루는지에 대해 신은 관심을 두지 않는다. 하지만 행복한지 아닌지에 대해서는 엄청난 신경을 쓰고 있다. 성공의 결과보다는 자신의 행복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보는 이들을 감동케 했다.
주옥같은 어록들을 남긴 신해철은 지난 27일 오후 8시 19분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향년 46세. 사인은 저산소 허혈설 뇌손상이었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으며, 장례는 5일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유해는 서울 원지동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되며 장지는 미정이다. 유족으로는 아내 윤원희 씨와 1남1녀가 있다. 현재 동료 연예인들은 물론, 일반인들이 고인의 넋을 기리기 위해 조문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가수 신해철. 사진 = KCA엔터테인먼트 제공]
장영준 digou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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