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윤욱재 기자] 20승을 거둔 에이스와 1승에 그친 미완의 대기의 맞대결. 무게의 추가 한 쪽으로 기운 듯 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그 누가 예상했을까. 두 투수가 나란히 호투할 줄은. 그것도 포스트시즌이란 큰 무대, 그리고 '한국의 쿠어스필드'인 목동구장에서.
20승 투수는 자신의 명성에 걸맞는 호투를 펼쳤고 군 입대를 앞둔 1승 투수는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인생 최고의 투구를 남겼다.
28일 목동구장에서 펼쳐진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2차전. 넥센 선발투수 밴헤켄은 7년 만에 탄생한 20승 투수로 7⅓이닝 동안 4피안타 3실점(2자책)으로 호투하면서 삼진 10개를 잡았다. LG 선발투수 신정락의 투구는 놀라울 따름이었다. 7이닝을 던지면서 2피안타 1실점으로 쾌투한 그 역시 삼진 10개를 수확했다.
양팀 선발투수의 탈삼진만 20개가 기록된 명품 투수전이었다.
밴헤켄은 최고 구속 148km의 포심 패스트볼에 투심까지 던졌고 주무기인 포크볼 역시 위력적이었다. 체인지업도 포크볼 못지 않은 위력을 발휘했다.
최고 구속 145km를 기록한 신정락은 주무기인 커브를 결정구로 썼고 포크볼과 슬라이더 역시 섞어 던지며 넥센 타자들을 혼란 속으로 빠뜨렸다.
밴헤켄은 2회초 1사 2,3루 위기에서 손주인을 2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1점을 먼저 내줘야 했고 5회초에는 무사 1루서 손주인의 번트 타구를 직접 잡아 1루에 던졌으나 높게 송구되면서 실책을 기록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결국 밴헤켄은 오지환을 1루 땅볼로 유도했으나 1루수 박병호의 송구를 포수 박동원이 놓치는 실책으로 두 번째 점수를 허용하고 말았다.
득점 지원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밴헤켄은 꿋꿋이 호투했다. 7회까지 2점으로 막은 밴헤켄은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7⅓이닝을 끝으로 물러나야 했다.
신정락은 홈런 군단으로 유명한 넥센 타선을 완벽히 제압했다. 6회까지 3회말 2사 후 박동원에게 유격수 내야 안타를 맞은 것이 전부였다. 7회말 유한준에게 중월 솔로 홈런을 맞고 첫 실점을 했으나 흔들리지 않았다. 올해 1승을 거둔 투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호투였다.
신정락이 1경기에 삼진 10개를 잡은 것은 프로 데뷔 후 처음이다. 지난 10월 6일 잠실 NC전에서 7⅓이닝 노히트 피칭을 하면서 삼진 9개를 잡은 게 최다였는데 이날 마침내 두 자릿수 탈삼진을 채웠다. 커브가 춤을 추자 직구가 빨랫줄처럼 꽂혔다.
물론 양팀의 승부는 극명히 엇갈렸다. LG는 8회초 빅이닝을 연출하며 6점을 뽑았고 결국 9-2로 승리했다. 이제 양팀은 30일 잠실구장에서 3차전을 갖는다.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역투한 LG 선발투수 신정락(왼쪽)과 넥센 선발투수 앤디 밴헤켄. 사진 = 목동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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