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LG로선 너무나도 아쉬운 한판. 그러나 한편으로는 4차전 총력전 밑거름을 닦았다.
LG가 30일 넥센과의 플레이오프 3차전서 패배했다. 시리즈 스코어 1-2. 1경기만 더 지면 올 시즌 끝이다. 승부처는 6회였다. 잘 던지던 LG 선발투수 코리 리오단이 와르르 무너졌다. 넥센 타선이 4연속 안타와 희생플라이를 묶어 대거 4점을 달아났다. 팽팽한 투수전 속에서 빅이닝.
인상적인 건 그 이후의 대처였다. 양상문 감독은 리오단이 흔들리자 우완 임정우를 투입했다. 올 시즌 2승5패 평균자책점 4.17을 기록한 불펜투수. 승기가 넥센으로 넘어갔지만, 임정우는 넥센 타선을 최대한 봉쇄했다. 3⅓이닝동안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 리오단이 예상치 않게 5회에 내려온 뒤 무려 8회 1사까지 홀로 마운드를 끌어갔다.
유한준에게 결정적인 좌월 솔로포 한 방을 맞긴 했다. 그러나 그걸 제외하곤 완벽에 가까운 피칭이었다. 커브 제구가 좋았다. 5회 무사 2루 위기서 희생번트를 내준 뒤 비니 로티노에게 우중간 1타점 2루타를 맞긴 했다. 그러나 유한준과 박병호를 범타 처리하며 더 이상 실점하지 않았다. 6회에는 선두타자 강정호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으나 김민성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면서 강정호도 도루자 처치했다. 이택근을 루킹 삼진 처리한 임정우는 7회에도 1사 후 박동원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서건창을 2루수 라인드라이브 처리하면서 1루주자 박동원도 1루 주루사로 처리했다.
양상문 감독은 임정우를 8회에도 올렸다. 비록 8회를 마무리 하진 못했지만, 양 감독의 의도는 명확했다. 이미 4점차로 승기를 넘겨준 상황서 다른 필승조들을 소모하고 싶지 않았다. 더구나 임정우의 공도 좋았다. 임정우로 최대한 끌고가면 다른 투수들을 4차전을 대비해 아낄 수 있었다. 임정우도 큰 경기서 나름대로 호투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임정우가 유한준에게 솔로포를 맞은 뒤 양 감독은 상실감을 임정우의 상실감을 우려해 유원상을 냈다. 그는 필승조다. 하지만, 유원상이 9회 2사까지 무실점으로 마무리했다. 정찬헌이 아웃카운트 1개를 잡아내면서 경기를 마무리 했다. LG는 이날 패배했지만, 선발 리오단에 이어 임정우, 유원상, 정찬헌만으로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이동현 신재웅 봉중근 등 기존 필승조들은 연이틀 휴식을 얻었다. 준플레이오프부터 혈투를 치르면서 불펜도 서서히 지쳐가던 상황. LG는 이날 패배했으나 불펜 소모를 나름대로 최소화했다는 소득이 있었다. 유원상과 정찬헌의 경우 사실상 에너지 소모가 크지 않았다.
이는 LG 4~5차전 반격의 밑거름이 될 수 있다. 4~5차전서도 결국 선발투수와 타선의 조화가 필요하다. 그렇게만 된다면 불펜 총력전을 펼칠 여력은 충분히 있다. 임정우의 3⅓이닝 역투는 그래서 의미가 있었다.
[임정우. 사진 = 잠실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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