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김성근 감독님 부임 소식에 다들 축하한다고 하네요."
한화 이글스 '명품수비' 한상훈은 지난 시즌이 끝나고 생애 첫 FA 자격을 행사했다. 지난해 11월 16일 한화와 4년 13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그는 "한화는 주목받지 못하던 내가 지금까지 야구를 하게 해줬고, 또 FA 계약까지 하게 해준 고마운 팀이다"고 말했다.
한상훈은 올 시즌 77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타율 2할 8푼 6리(175타수 50안타) 1홈런 21타점, 득점권 타율 3할 6푼 2리, 출루율 3할 7푼 2리로 제 역할을 해냈다. 특히 5월까지 38경기에서 3할 3푼 7리(95타수 32안타)의 고타율을 선보였다. 국가대표 2루수 정근우의 FA 합류로 입지가 좁아지는 듯했으나 유격수로 자리를 옮기고도 안정감 넘치는 수비를 자랑했다. 그야말로 한화 내야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였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 6월 25일 롯데 자이언츠전서 최준석의 뜬공 타구를 처리하던 중 정근우와 충돌해 발목을 다쳤다. 인대가 늘어났다. 통증이 가라앉지 않아 재활군으로 내려갔다. "한화가 꼴찌 타이틀을 벗었으면 좋겠다"며 재활에 매진했고, 지난 8월 9일 1군에 복귀했다. 발목이 완전치 않았지만 최선을 다했다. 통산 1000경기 출장 기록까지 달성했다. 9월 이후에는 타율 3할 4리(23타수 7안타)로 살아났다. FA 첫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하지만 후유증이 남아 있었다. 신임 김성근 감독과 함께 마무리훈련에 참가한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지만 일단 수술을 택했다. 내달 3일 서울 이경태 정형외과에서 왼 발목 뼛조각 제거술을 받고, 재활에 전념키로 했다. 누구보다 아쉬운 건 한상훈 본인이다.
한상훈은 31일 마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참고 했는데 상태가 악화된 것 같다"며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시즌이라면 참고 하겠지만 비시즌과 맞물려 수술을 결정했다. 마무리캠프에 참가하지 못 해 아쉽다"고 말했다.
한상훈에게 김 감독의 부임은 무척 반가운 일이다. 그는 "백지 상태에서 감독님께 어필해야 한다"며 "열심히 하는 방법 밖에 없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에게도 마음을 다잡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한다. 강한 훈련 속에서도 뒤처지면 안 된다. 나도 빨리 회복해서 어필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상훈은 '노력의 아이콘'이다. 스스로도 "노력을 해서 지금 이 정도다. 노력하지 않았다면 살아남지도 못 했을 것이다. 남들이 한 발 뛸 때 나는 두 발, 세 발 더 뛰었다"고 말할 정도. 김 감독은 "내가 감독으로 온 이상 정해진 주전과 후보는 없다. 노력하면 누구든 뛸 수 있다"고 말했다. 한상훈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김 감독과 함께하는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가 큰 이유. 수화기 너머 한상훈의 목소리에 힘이 느껴졌다.
"하고 싶었던 야구를 맘껏 해보겠다. 꼭 (김성근) 감독님과 함께 해보고 싶었다. 정말 잘 된 일이다. 감독님 부임 직후 많은 분들이 나와 잘 맞는 감독님인 것 같다고, 축하한다고 하시더라. 제대로 해보고픈 마음이 무척 크다. 새로운 기회다."
[한화 이글스 한상훈.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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