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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은지 기자] 방실방실 웃는 얼굴이 예뻤다. 또박또박한 말투가 귀에 꽂혔다. 영화 '나의 독재자' 홍일점이었던 류혜영은 그렇게 관객들을 만났다.
류혜영은 '나의 독재자'에서 태식(박해일)을 쫓아다니는 여정 역을 맡았다. 설경구를 비롯해 윤제문, 이병준 등 대선배들이 출연하는 작품에서 당당히 자신의 몫을 해냈다.
해맑고 사랑스러운 여정은 까칠하기만 한 태식에게 무한 애정을 쏟아 붓는다. 태식이 아무리 밀어내도 소용이 없다. 계속해서 붙어 다니는 여정은, 사랑스럽기만 하다.
여정 역을 맡은 류혜영은 '나의 독재자'를 "좋은 영화"라고 표현했다. 자신이 이 작품에 함께 한 것이 '뿌듯'했고 좋았다. 기본적으로 아버지와 아들의 이야기였지만, 그 안에 존재하는 여정은 튀지 않게 등장했다. 적당한 때에 등장해 자신의 역할을 하고 사라졌다. 이런 여정이 류혜영은 마음에 들었다.
여정이 태식에게 주는 애정은 조건이 없다. 방실방실 웃으며 태식을 그저 사랑한다. 아무런 이유 없는 애정과 사랑은 여정의 과거를 궁금하게 한다. 나름의 아픔이 있지만 사랑스러운 아이 여정, 류혜영은 여정의 과거를 이렇게 생각했다.
"여정은 사랑을 많이 받은 친구라고 생각했다. 사랑을 받아본 사람이 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여정이 온전한 가족 구성원 안에서 자란 아이는 아니지만 어린 시절 여정을 키운 어떤 존재가 굉장한 애정을 가지고 키웠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랬기에 여정이 태식을 사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류혜영이 최근 가장 많이 듣는 말은 '박해일과의 호흡'이었다. '국민 이상형'인 박해일과의 호흡이 궁금할 만 했다. 두 사람은 극중 연인 아닌 연인 사이로 나오지만 실제 나이는 14살 차이가 났다. 하지만 그들의 모습은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그만큼 호흡도 좋았다. 한마디로 "정말 좋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었다고 했다. 그와 함께 촬영 전 조금의 부담이 있었다고.
"솔직히 대선배님들과 연기를 한다는 게 처음에는 부담이었다. 하지만 연기할 때 그런 부담은 있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박해일 선배님은 태식이다. 여정이 좋아하는 태식이니 내 부담이 보이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박해일 선배님이 절대 날 불편하게 하지 않았다. 편안하게 할 수 있게 풀어줬다."
'나의 독재자' 속에서는 태식에게 무한 애정을 보내는 여정이었지만, 류혜영은 현장에서 무한 사랑을 받았다. "모든 스태프 분들이 예뻐해 주셨다. 여자 배우가 나밖에 없다는 것이 굉장한 행운이더라. 하하. 모든 사람들이 의도를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남동생 같은 배우인데 사랑을 해주셨다."
맑고 투명했다. '나의 독재자' 속 여정도 사랑스러웠지만, 류혜영이라는 배우 자체도 사랑스러웠다. 연기 안에서 행복했고, 그 행복 덕분에 또 다시 행복했다. '어떤 배우가 되고 싶냐'는 물음에 '그냥 행복한 배우가 되고 싶다'고 했다.
"행복한 배우가 되고 싶다. 지금도 정말 행복하다. 내가 연기를 하는 이유 중 가장 큰 게 재밌어서다. 재미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행복할 것 같다. 또 누구를 닮았다는 말도 지금은 정말 감사하고 좋지만, 필모가 쌓여 갈수록 '류혜영답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
류혜영은 특별한 취미생활이 없다고 했다. 최근 "멍을 때리고 있을 때"가 많았고, 취미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단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니 취미가 사람을 만나는 것이었다. 촬영 현장에서 일을 할 때가 아닌, 오롯이 자신의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요즘에 내 시간을 더 소중히 보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취미가 없는 줄 알았는데, 사람을 만나는 게 취미인 것 같다. 누군가를 만나서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한다. 얻는 것도 많고 재미도 있다.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것은 재밌는 일인것 같다."
[배우 류혜영.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이은지 기자 ghdpss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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