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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일본프로야구 한신 타이거즈 유격수 도리타니 다카시의 메이저리그 진출, 현실적으로 가능할까.
일본 스포츠 전문 매체 '닛칸스포츠'는 7일(이하 한국시각) "도리타니가 어제(6일) 극비리에 미국으로 출국했다"고 전했다. 이미 해외 진출 의사를 밝힌 그는 3주간 에이전트를 선임하는 등 환경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FA 선언과 동시에 해외 진출 의사를 밝힌 도리타니는 미나미 노부오 한신 구단 사장의 만류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한신은 지난달 30일 일본 후쿠오카 야후돔서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재팬시리즈 5차전서 패배, 준우승에 머물렀다. 당시 도리타니는 "지금은 패배의 아픔이 더 크다. (메이저리그 진출은) 천천히 생각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현 시점에서 미국으로 떠났다는 건 도리타니의 메이저리그 진출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보스턴 레드삭스, 콜로라도 로키스 등이 관심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스포츠'에 따르면 도리타니는 몇 년 전부터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혔지만 내야수 수요가 위축되면서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등 관계자들은 "도리타니의 수비력과 내구성을 높게 평가했고, 30대 중반에 접어드는 지금이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스플릿 계약이 아닌 메이저 계약이 예상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한국 나이 34세인 도리타니는 2004년 한신에 입단, 이듬해인 2005년부터 올해까지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전 경기 출장을 달성했다. 특히 최근 3년간 주로 3번 타자 유격수로 교체 없이 전 경기를 소화했을 정도로 내구성은 이미 검증됐다.
올 시즌에도 144경기에서 타율 3할 1푼 3리 8홈런 73타점으로 데뷔 후 한 시즌 최고 타율을 기록했다. 최근 5년 연속 두자릿수 도루를 기록하며 주루에서도 능력을 발휘했다. 지난해까지 유격수로 통산 9할 8푼 5리의 높은 수비율을 자랑했다. 지난해 수비율은 무려 9할 9푼 4리. 144경기에서 실책이 단 4개뿐이었다.
그런데 최근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던 일본인 내야수들은 실패를 거듭했다. 일본 최고의 내야수로 꼽히던 마쓰이 가즈오(라쿠텐)와 니시오카 츠요시(한신)가 대표적인 예다. 인조잔디 수비에 익숙해진 탓에 천연잔디가 대부분인 미국 그라운드에 적응하기 어려웠다. 약한 어깨도 문제였다.
또한 지난 2012시즌이 끝나고 오클랜드와 2년 650만 달러 계약을 체결한 나카지마 히로유키는 단 한 번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지 못한 채 일본 유턴설이 나돌고 있다. 7차례 퍼시픽리그 올스타 출신인 나카지마는 입단 첫해인 지난해 트리플A에서 90경기에 출전했고, 올해는 오히려 더블A인 미들랜드로 강등됐다.
도리타니는 명실상부 일본 최정상급 유격수다. 일본 내에서 도리타니와 견줄 수 있는 유격수는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 자이언츠) 정도다. 올해 퍼시픽리그 올스타에 선정된 스즈키 다이치(지바 롯데 마린스)도 도리타니의 커리어에는 한참 못 미친다. 그럼에도 도리타니는 미국 '야후스포츠' 칼럼니스트 제프 파산이 선정한 오프시즌 FA랭킹에서 165명 중 90위에 그쳤다. 마쓰이와 니시오카의 실패 사례가 도리타니의 낮은 순위에 한몫 했다.
마쓰이와 니시오카도 메이저리그 진출 당시 일본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마쓰이는 1997년부터 2003년까지 7년 연속 3할 타율을 작성했다. 하지만 빅리그 7시즌 통산 630경기 성적은 타율 2할 6푼 7리 32홈런 211타점이 전부였다. 7시즌을 버텨낸 자체로 큰 박수를 받았다. 니시오카는 빅리그 2시즌 통산 71경기에서 타율 2할 1푼 5리, 홈런 없이 20타점이란 성적만 남기고 한신에 입단했다. 빅리그 통산 수비율이 9할 6푼 4리였고, 2루수로는 9할 1푼 1리의 낮은 수비율을 보였다.
과연 도리타니가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이룰 수 있을지, 그리고 빅리그 무대에서 성공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인다. 마쓰이와 니시오카, 그리고 나카지마의 사례를 보면 우려되는 바도 없지 않다.
[도리타니 다카시. 사진 = Gettyimagskorea/멀티비츠]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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