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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청주 김진성 기자] 더 이상 유망주는 아니다.
1일 청주체육관. KDB생명과의 개막전을 앞둔 KB 서동철 감독은 “내 눈에 보인다. 아란이가 세계선수권대회를 다녀온 뒤 확실히 플레이에 자신감이 붙었다”라고 했다. 서 감독은 선수를 보는 눈에 매우 정확하고 날카롭다. 지난해 여자농구판에 복귀했으나 남자농구 상무, 삼성, 오리온스에 몸담기 전 삼성생명에서 코치 생활을 오래 했다. 서 감독은 KB에 부임하자마자 홍아란을 적극적으로 기용하기 시작했다.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다.
홍아란은 2013-2014시즌 35경기 모두 출전해 평균 7.3점 2.7리바운드 1.5어시스트 1.1스틸을 기록했다. 기록은 크게 인상적이진 않았다. 그러나 주전 포인트가드로 뛰면서 혹독한 적응기를 보냈다고 보면 된다. 고교 시절 가능성이 있었던 수 많은 유망주 중 1명. 서 감독은 홍아란의 잠재력을 끄집어내기 위해 혹독하게 조련했다. 그렇게 한 시즌을 보냈다. 열정적으로 코트를 누비는 마인드는 좋았다. 그러나 게임조율, 조직적 수비에 대한 이해, 공격 결정력 등 냉정히 말하면 장점보단 보완점이 더 많은 미완의 대기.
홍아란은 지난 여름 터키 세계선수권대회 멤버로 뽑혔다. 대표팀 1진이 인천 아시안게임에 집중하기로 한 상황. 세계선수권에 참가할 2진은 유망주 위주로 뽑혔다. 역시 여자농구에서 잔뼈가 굵은 김영주 감독이 지도를 맡았다. 홍아란은 대표팀에서 실전 위주의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그리고 터키에서 호주, 쿠바, 벨라루스 등 세계적인 강호를 상대로 주전포인트가드로 나섰다.
확실히 좋아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다른 것보다 공격력이 대단히 좋아졌다. 테크닉과 체격조건, 파워가 좋은 세계적 강호들을 상대로 극한의 체험을 했다. 자연스럽게 홍아란의 개인 기량 업그레이드로 이어졌다. 몸으로 부딪히면서 느낀 부분이 많았기 때문. 그 영향력은 고스란히 국내리그로 이어졌다. 홍아란은 시범경기부터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평가가 있었다.
결국 개막전서 그 잠재력이 폭발했다. 20점을 폭발시켰다. 특히 스트릭렌, 비키바흐와의 2대2 공격은 돋보였다. 공격과 패스를 판단하는 능력이 상당히 좋아진 모습. 정확한 외곽포와 돌파가 돋보였다. 서 감독이 말한 “자신감이 붙은 모습”이었다. 홍아란은 3쿼터에만 9점을 집중시키면서 KB가 주도권을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건 승부처에서 강인한 모습을 보여준 것.
그동안 홍아란은 유망주였다. 얼굴이 귀엽다고 유명세를 치렀지만, 기량에선 검증을 받지 못했었다. 올 시즌 역시 한 단계 넘어서야 한다. 일단 개막전만 봐서는 괜찮았다. 서 감독은 올 시즌에도 홍아란을 주전 포인트가드로 기용할 요량이다. KB의 성적, 나아가 여자농구의 세대교체와 경쟁력 강화에도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부분이다.
[홍아란.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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