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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허설희 기자] 음악극 '유럽블로그', 단순한 여행 권장극이 아니다. 그 안에 우리 이야기가 있다.
음악극 '유럽블로그'는 김수로프로젝트와 연우무대의 첫 번째 합작 프로젝트로 극단 연우무대의 롱런 흥행작 연극 '인디아 블로그', '터키블루스', '인사이드 히말라야'를 잇는 '여행' 시리즈로 지난 공연 호흡을 함께했던 정민아 작가와 이진욱 작곡가, 이재준 연출이 다시 만났다.
베테랑 여행가 온종일(김수로 강성진 김도현 박영필), 모두가 부러워하는 대기업을 과감히 박차고 나와 처음으로 자신을 위해 유럽여행길에 오른 남자 동욱(임병근 김경수 성두섭), 첫사랑을 되찾기 위해 무작정 유럽 여행을 떠나 웃음과 감동을 전해주는 석호(홍우진 서경수) 세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유럽블로그'는 유럽 여행 중 만난 세 남자의 이야기인 만큼 극 내내 여행 자체의 매력이 부각된다. 동욱과 석호는 조금은 다른 이유로 한국을 떠나 왔지만 여행가 온종일을 만나게 되면서 진짜 여행을 즐기게 되고 여행의 의미를 되새기며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기에 극중 여행이 갖는 의미는 너무나도 크다.
이에 '유럽블로그'는 곳곳에 여행 요소를 설치해 놨다. 특히 배우들이 직접 유럽으로 떠나 촬영해온 영상은 스크린을 통해 무대 외에 유럽 특유의 분위기를 만드는데 일조한다. 좁은 무대를 자유롭게 누비며 유럽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 배우들의 움직임도 돋보인다. 배우들의 등장과 애드리브는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느낌을 한층 살린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무대 장치 역시 '유럽블로그' 특유의 따뜻한 분위기를 만든다. 나무 블럭 같은 무대 장치는 계단식 구조, 숨겨진 서랍을 통한 공간 활용 등을 통해 각기 다른 나라, 다른 공간을 만들어 낸다. 아기자기한 디자인의 소품이 거부감 없고 관객들이 극에 더욱 편하게 다가갈 수 있게 한다.
유럽 감성이 충만한 만큼 10여 개의 뮤직 넘버는 극의 활력소가 된다. 관객들로 하여금 함께 여행하는 느낌마저 들게 할 정도로 공감대를 형성한다. 그만큼 감성적이고 또 활동적이다.
이야기는 한층 가벼워졌다. 초연 당시 다소 무거운 설정으로 인해 관객들의 전체적인 공감이 어려웠다면 재연 '유럽블로그'에서는 인물의 관계와 인물의 이야기에 조금씩 변화를 줘 한층 가벼워졌다. 관객들은 인물의 이야기를 한층 가벼운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고 그만큼 공감 또한 깊어졌다.
인물들의 이야기가 가벼워진 만큼 우리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는 느낌도 강하다. 모두 사연은 다르지만 혼란스럽고 자신을 돌아보지 못할 때 여행을 떠나게 되면서 마음을 다잡고 인생의 참된 의미를 찾아 나서는 과정이 단순하면서도 그만큼 더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유럽블로그'를 보다보면 당장이라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여행 권장극이라 불러도 무방할 정도. 그러나 단순히 여행 권장극이라면 이토록 관객들이 유럽 감성에 충만해지지는 않을 터. 그 안에 우리 이야기가 자리잡고 있기에 더 짙은 감성을 느낄 수 있다.
한편 음악극 '유럽블로그'는 오는 2015년 2월 1일까지 서울 종로구 동숭동 대학로 문화공간 필링 1관에서 공연된다.
[음악극 '유럽블로그' 공연 이미지. 사진 = 아시아브릿지컨텐츠 제공]
허설희 기자 husullll@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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