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대구 강진웅 기자]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홈런 기록을 세운 것은 전혀 기쁘지 않다. 우승을 해야 저에게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삼성 라이온즈의 베테랑 타자 이승엽. 그에게는 ‘국민타자’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삼성의 우승 때마다 결정적인 활약을 펼쳤고,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한국에게 승리를 가져다주는 귀중한 홈런을 터뜨리기도 했다. 이승엽은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이제 마흔을 앞두고 있다. 이미 여러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도 경험한 그이지만, 아직도 이승엽은 팀을 우선시하며 우승을 위한 강한 승부욕을 보이고 있다.
삼성은 지난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7-1로 승리했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은 1승 1패 동률이 됐다.
이날 이승엽은 6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1안타(1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그는 팀이 3-0으로 앞선 3회 2사 2루 상황서 넥센 선발 헨리 소사의 147km짜리 낮은 초구 빠른공을 받아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쐐기 2점 홈런을 터뜨렸다. 그의 홈런으로 사실상 이날 경기는 삼성이 일찌감치 승기를 가져갔다.
또 이 홈런은 이승엽의 포스트시즌 통산 14호 홈런으로 역대 포스트시즌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을 작성했다. 이쯤 되면 이날 자신의 활약에 만족할 수도 있는 상황. 하지만 이승엽은 자신에게 실망했다며 만족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기 자신을 다그치며 우승에 대한 강한 승부욕을 보였다.
2차전 경기 후 이승엽은 “(포스트 시즌 통산 최다 홈런 신기록 작성은) 전혀 기분이 좋지 않다. 홈런 말고 나머지 타석에서 어이없는 삼진을 당해서 실망스럽다”며 “내일(6일) 휴식인데 잘 준비해서 3차전부터는 다른 타격을 해 보겠다. 앞으로 3승을 더 해야 하고 제가 6번 타자이지만 제 역할을 해줘야 하기 때문에 시즌 중 타격감으로 돌려놔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2011년까지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하다 2012년 삼성으로 돌아왔다. 그는 그 해 치렀던 한국시리즈에서 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이번 한국시리즈에서도 2차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터뜨리는 등 점차 살아나고 있는 이승엽이기에 MVP 욕심도 있을 법 했다. 하지만 그는 MVP 욕심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지금 하는 것을 보십시오”라고 웃으며 “MVP 욕심은 전혀 없다. 남은 경기에서 모두 이기고 싶다. 언제 찬스가 올지 모르겠지만 그 찬스를 놓치지 않도록 하겠다. 지금은 팀이 3승을 더 올리는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승엽은 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둬야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우승하고 감독님 헹가래를 한 뒤 좋게 마무리되면 한 시즌에 만족할 것 같다”며 “우리나라 여건상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못하면 페넌트레이스 우승이 묻히기 때문에 마지막 경기까지 승리를 해야 한다. 우승을 해야 1년 동안의 스트레스를 다 날려버릴 수 있다. 헹가래를 하고 메달을 받아야 만족할 것 같다. 그 전까지는 만족감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아직까지도 개인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는 이승엽. 그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만족스럽게 시즌을 마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 이승엽.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진웅 기자 jwoong24@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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