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발언 논란' 곽정은, "비난 예상했다…사과 생각 없다"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방송인 곽정은이 논란이 된 SBS '매직아이' 발언을 두고 "성적인 욕망에 대해 발언했다는 이유로 나와 내 일을 매도하고 싶은 사람에게 조금도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했다.

곽정은은 6일 자신의 블로그에 장문의 글을 게재하고 '매직아이' 방송 후 논란이 된 문제의 발언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매직아이'에 출연해 장기하 씨를 두고 '침대 위가 궁금한 남자'라고 한 부분이 편집 없이 방영된다면, 비난 발언이 생겨날 것과 뭇 인터넷 신문들이 경쟁적으로 기사를 써 올리는 상황은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는 곽정은은 "여성이, 그것도 공중파 프로그램에서, 감히 성적 욕망과 관련한 발언을, 한 멋진 남성에게 하는 일이란 지금까지 듣도보도 못한 일이었을 것이니까. 이보다 더 좋은 먹잇감이 또 어디 있을까"라고 밝혔다.

'매직아이' 4일 방송에서 곽정은은 가수 장기하를 향해 "가만히 앉아있을 때는 묵묵부답에 말수도 적어 보이는데, 노래할 때도 갑자기 나갔을 때 몸에서 나오는 폭발적 에너지가 있지 않냐. 그런 걸 보면 이 남자는 침대에서 어떨까 하는 상상을 불러일으킨다"고 말해 15세 이상 관람가인 지상파 토크쇼 '매직아이'에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잇따른 바 있다.

곽정은은 자신의 발언이 "섹스 칼럼니스트로서의 내가 그의 섹시한 매력에 대해 보내고 싶었던 100%짜리의 긍정적 찬사였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섹시한 남자 장기하'라고 말하면 올바른 표현이고, '침대 위가 궁금한 남자 장기하'라고 말하면 무조건 옳지 못한 표현인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또한 "발화의 맥락을 무시한 채 무조건 성희롱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사람들에게야말로 묻고 싶다. 앞뒤 안가리고 한 사람의 직업적 발언을 폄하한 것이야말로 '희롱'이 아니냐고"라고도 했다.

특히 곽정은은 '성희롱적 발언'이었다는 지적에 대해 반박했다. 곽정은은 "기하 씨가 수치심을 느꼈다고 생각한 부분이 있다면 나는 무조건 용서를 빌어야 할 것"이라면서도 "기하 씨는 나의 그 발언에 대해 유쾌하게 받아들였으며, 녹화 다음날 기하 씨가 고맙게도 자신의 신보 발매 기념 서울투어 콘서트 현장에 초대를 해주어, 나는 남자친구와 함께 그의 공연을 즐기고 돌아왔다"고 밝혔다.

거듭 곽정은은 "이후에라도 만약 '곰곰 생각해보니 그때 불쾌했다'고 그가 이야기한다면 나는 사과할 것"이라면서 "하지만 당사자가 문제없다고 하는 일에 대해 단지 성적인 욕망에 대해 발언했다는 이유로 나와 내 일을 매도하고 싶은 사람에게 조금도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

"잔 다르크가 되고 싶은 생각도 없지만, 나는 다만 나 자신을 지킬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성적인 금기에 억눌려 건강하게 자신의 욕구를 분출하는 경험을 해보지 못한 사회에서 섹슈얼한 소재를 가지고 글을 쓰고 말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은 이미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이성적이고 무논리한 마녀사냥의 피해자가 될 생각도 없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곽정은은 "성희롱 여부와는 별개로, 공중파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수위의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면서 "방영 일주일 전에 한 녹화였고, 이것이 공중파에 적절한가 그렇지 않은가를 판단해 셀프 검열을 하는 것은 온전히 제작진의 몫으로 존재한다"며 발언을 방송에 내보내는 건 제작진의 역할이란 입장을 밝혔다.

[방송인 곽정은. 사진 = SBS 방송 화면 캡처]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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