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위기관리 시리즈다.
삼성과 넥센은 기본적으로 막강하다. 그러나 허점도 있다. 두 팀 모두 투수력에서 불안한 부분이 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이 플레이오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가동 중인 3선발 체제, 필승조 연투를 위한 준비 등은 강한 4~5선발 부재라는 결정적 약점을 가리기 위한 고도의 전술. 염 감독은 2선발 소사의 붕괴로 또 한번 위기관리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
삼성도 마찬가지. 주전 중견수 박해민이 왼손 약지 골절로 잔여 경기서 정상적으로 뛸 수 없다. 삼성은 넥센보다 사실상 1명 적은 엔트리로 잔여 한국시리즈를 치러야 한다. 두 팀이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한국시리즈 우승컵의 주인공이 달라질 수 있다.
▲선발진 불안정성
넥센 3선발 체제는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2차전까지 3바퀴째를 돌고 있다. 플레이오프 직후 사흘 휴식을 취해 온전히 3일 휴식-4일째 등판 패턴이 이어지는 건 아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특히 한국시리즈서는 긴장이 많이 되고 피로가 많이 쌓인다. 과거 공식과도 같았던 포스트시즌 3선발체제가 최근 몇 년을 거치먼셔 사실상 4선발체제로 전환된 건 이유가 있다. 3선발로는 한계가 있고 우승이 쉽지 않다는 의미.
이런 상황에서 2선발 소사가 2차전서 난타를 당했다. 제구가 들쭉날쭉했다. 구위도 플레이오프만 못했다. 소사는 10일 잠실 5차전 등판이 예정됐다. 9일 휴식일로 5일 로테이션이 성사됐다. 그러나 플레이오프부터 꾸준히 피로가 쌓인 상황. 삼성 타자들의 눈에도 익었다. 플레이오프처럼 압도적인 피칭내용을 선보이긴 어려울 전망. 7일 3차전에 나서는 오재영도 플레이오프서 맹투했으나 사실 불안한 카드. 삼성에 생소한 좌완투수도 아니다.
김대우와 문성현이 2차전서 비교적 좋은 피칭을 보여줬다. 김대우는 3이닝을 소화했다. 문성현은 마지막 1이닝을 삼진 3개로 처리했다. 물론 이들이 기존 선발투수들을 대체할 수는 없다. 그러나 선발이 흔들릴 때 비상시에 대기할 수 있는 카드로 믿음을 줬다는 건 넥센의 2차전 수확이었다. 불펜 역시 한현희, 조상우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 김대우와 문성현이 롱릴리프로 힘을 보탤 수 있다면 넥센으로선 대성공. 다만, 2차전 당시 스코어가 벌어진 상황에서의 편안한 등판이었다는 걸 감안해야 한다. 박빙 흐름에서 두 사람이 또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알 수 없다. 때문에 염 감독의 소수정예 마운드 운영은 시리즈 내내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장기전으로 이어질수록 넥센은 확실히 마운드 운영이 쉽지 않게 된다.
▲박해민 대체카드
삼성은 2차전서 타자들의 실전감각 회복이 1승 이상의 수확. 그러나 박해민이 빠지면서 대체자를 찾아야 한다는 고민을 안았다. 일단 2차전서는 우타자 김헌곤이 경기 도중 투입됐다. 그는 크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삼성은 넥센보다 내, 외야수 엔트리가 3명이나 적다. 투수를 12명으로 결정하면서 야수 운영의 폭은 좁아진 상황. 상당히 난감해졌다.
일단 3~4차전서는 김헌곤의 선발출전 가능성이 크다. 넥센 선발투수가 좌완 오재영, 밴헤켄이기 때문. 그러나 오재영과 밴헤켄이 내려간 뒤엔 상황에 따라 좌타자 우동균의 투입 가능성도 있다. 종합적으로는 수준급 타격실력에 수비력과 기민한 주루능력을 지닌 박해민보다 경쟁력은 살짝 떨어진다고 봐야 한다.
결정적으로 야수의 운영 폭이 좁은 상황서 교체 카드가 적어진다. 애당초 김헌곤과 우동균은 대타, 대주자, 대수비 카드. 현재 삼성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대타 김태완 정도를 제외하곤 확실한 스페셜리스트가 없다. 투수를 12명으로 정한 배경이기도 하다. 그런데 박해민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김헌곤과 우동균이 투입될 경우 결정적인 승부처에서 대체카드가 줄어든다. 넥센이 풍부한 대타, 대수비, 대주자 카드를 지닌 것과는 상반된다. 결국 삼성은 주전 멤버들이 경기 내내 톱니바퀴처럼 돌아가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더 이상의 갑작스러운 부상은 치명타다.
사실 박해민의 7번타순은 타격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해서 엄청나게 표시가 나는 위치는 아니다. 그러나 하위타선의 생산력과 기동력, 테이블세터 나바로, 박한이의 결정력이 삼성 타선의 또 다른 힘이라는 걸 감안할 때 박해민의 이탈은 삼성으로선 큰 손실. 박해민 대체자가 빈틈 없는 수비를 보여주고, 다른 선수들이 최대한 제 몫을 해내야 한다.
[소사(위), 박해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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