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목동 김진성 기자] 1패 그 이상의 충격이다.
삼성이 8일 넥센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서 완패했다. 패배도 뼈아프지만, 더 좋지 않은 건 내용이다. 타선이 이날 단 4안타 3득점으로 침묵했다. 1차전서 4안타 2득점으로 침묵했던 타선은 2차전서 10안타 7득점으로 살아났다. 그러더니 3차전과 4차전 들어 다시 타격감이 식는 흐름. 3차전서 극적으로 승리했으나 7안타 6볼넷으로 3득점에 그쳤다. 공격 효율성이 지극히 떨어졌다.
삼성타선은 사흘만에 다시 만난 벤헤켄의 공에 전혀 손을 대지 못했다. 밴헤켄의 구위는 1차전보다 오히려 더 좋았다. 직구와 포크볼 조합. 다 알면서도 올 시즌 대부분 타자들이 당했다. 밴헤켄은 올 시즌 삼성전 4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2.22로 매우 좋았다. 사실 1차전서도 나바로의 투런포 외에는 전혀 밴헤켄을 공략하지 못했다. 4차전서도 나바로의 솔로포 외엔 이렇다 할 공격이 없었다. 9회 무사 만루 찬스를 잡았으나 최형우의 유격수 병살타가 나오면서 대량득점에 실패했다. 2점 추격으로는 넥센 마운드에 데미지를 입힐 수 없었다.
삼성은 밴헤켄에게 퍼펙트 혹은 노히트 희생양이 되진 않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너무나도 무기력했다. 마운드가 초반부터 난타당하는 동안 타선이 6회까지 단 1명도 출루하지 못했다. 경기 막판에도 무기력함은 이어졌다. 승패는 이미 초반에 갈린 상황. 그렇다면 경기 중반 이후라도 좀 더 집중력 있는 모습이 필요했다. 그래야 넥센이 핵심 투수들을 낼 수 있고, 5~6차전서 유리한 흐름을 직, 간접적으로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삼성타선은 그대로 무너졌다. 1패 이상의 충격이다. 두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우선 넥센의 마운드 운영에 숨통을 틔어주고 말았다. 넥센 마운드는 7일 패배 속에서 필승조를 총출동시키면서 과부하에 걸리기 일보직전. 이날 끈질긴 승부로 넥센 주요 투수들을 소모시켜야 했으나 그렇게 하지 못했다. 한현희가 잠깐 등판했지만, 손승락과 조상우를 불러내지 못했다. 패배 그 이상의 손해.
또 하나. 7차전서 다시 밴헤켄을 만날 경우 적지 않은 부담을 가질 수 있게 됐다. 넥센은 결국 밴헤켄을 앞세워 1차전과 4차전을 잡았다. 반대로 삼성타선은 1차전과 4차전서 벤헤켄에게 꽁꽁 묶였다. 밴헤켄은 7차전서 다시 등판한다. 이때 삼성타선이 그를 공략할 수도 있다. 하지만, 또 다시 당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벤헤켄이 많은 투구수(80개)를 기록한 것도 아니고 삼성 타자들을 상대로 완전히 자신감을 가졌다. 삼성타선이 7차전서도 적잖은 부담을 가질 가능성이 크다. 이 역시 패배 그 이상의 손해였다.
삼성이 다시 밴헤켄을 만나지 않으려면 10일과 11일 잠실에서 열리는 5~6차전을 무조건 잡아야 한다. 당연히 타선이 터져야 한다. 잠실이 목동보다 외야가 드넓지만, 오히려 상황에 맞는 타격과 팀 베팅을 효율적으로 펼치기에는 좋은 구장이다. 5~6차전서 타선이 터지지 못할 경우 우승을 장담할 수 없다. 그만큼 이날 패배는 1패 그 이상의 아픔이 있었다.
[삼성 덕아웃. 사진 = 목동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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