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3연승. 출발이 좋다.
우리은행은 올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후보. 통합 3연패를 노릴 수 있는 전력이라는 평가. 베테랑 임영희의 기량이 여전하다. 또 박혜진 이승아 백코트 듀오, 빅맨 양지희는 선수생활 최전성기에 돌입했다. 여기에 베테랑 강영숙, 임의탈퇴를 깨고 돌아온 슈터 박언주, 백업 가드 이은혜 등이 버티고 있다. 이선화, 김소니아 등이 갑작스럽게 팀을 떠나면서 백업이 다소 약한 부분이 있다. 그러나 주전 라인업과 핵심 백업들의 퀄리티는 리그 최상급.
외국인선수로 센터 사샤 굿렛을 재지명했다. 굳이 한국농구 적응기가 필요 없다. 또 삼성에서 뛰었던 샤데 휴스턴을 영입했다. 클러치 능력이 뛰어난 휴스턴 영입으로 우리은행 전력은 화룡점정을 찍었다. 확실히 지난해보다 공격력은 좋아졌다. 그러나 풀어갈 과제도 있었다. 우리은행 특유의 빈틈 없는 수비조직력에 큰 공헌을 했던 노엘 퀸의 공백을 샤데가 메우는 건 쉽지 않다. 또 샤데는 아무래도 공격 욕심이 강하다. 이런 부분이 우리은행 특유의 안정적인 공격 밸런스를 깰 위험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개막 2~3경기만에 해법을 찾아가고 있다.
▲간결해진 휴스턴
휴스턴은 18.7점으로 득점 선두. 우리은행 전체 득점은 61.3점으로 리그 4위. 확실히 승부처에서 휴스턴 의존도가 높다. 지난 시즌에는 승부처에서 주로 박혜진과 임영희가 공격을 책임지면서도 좋은 공격 밸런스를 유지했다. 상대팀 입장에선 승부처에서의 우리은행 공격을 막는 게 쉽지 않았다. 테크닉과 스피드를 갖춘 우리은행 선수들은 철저히 스크린을 이용한 미들슛, 내, 외곽 인-아웃 패스 플레이에 의한 공간 창출에 능하다. 승부처에서 파괴력 높은 득점원은 없었지만, 상대팀으로선 오히려 흔들리지 않는 조직력을 무너뜨리는 게 더 힘들었다.
지금은 승부처에서 휴스턴이라는 확실한 득점원이 있다. 두 시즌 전 티나 톰슨을 보유했을 때와 비슷한 상황. 그런데 2년 전에는 우리은행도 위성우 감독이 처음으로 부임하면서 서서히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단계였다. 아무래도 조직적 완성도는 지난 시즌보다 살짝 떨어졌다. 때문에 승부처서 티나의 해결사 능력이 오히려 우리은행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우리은행의 완성된 조직력을 오히려 휴스턴이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그럴 경우 휴스턴이 좋은 득점력을 뽐내더라도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었다. 때문에 우리은행 고유의 강력한 조직력을 유지하면서도 휴스턴의 결정력을 추가해 팀 전력을 더욱 끌어올리는 게 시즌 초반 최대 과제.
휴스턴이 삼성 시절의 스타일을 다소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객관적 전력이 약한 삼성서 휴스턴은 공 소유 시간이 길었다. 그런 점에서 휴스턴의 반전은 놀랍다. 여전히 볼을 갖고 드리블하는 시간이 길지만, 최대한 간결한 플레이를 한다. 승부처에서도 임영희, 양지희 등을 활용하는 플레이를 하고 있다. 박혜진과 이승아 듀오의 스피드 농구와도 궁합이 좋은 편이다. 시즌 초반부터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모습이 단연 인상적이다. 철두철미한 위성우 감독 스타일상 아시안게임 이후 1달간 팀 훈련을 지휘하면서 미리 이런 부분을 준비했을 가능성이 크다.
▲반전 수비력
또 하나 눈에 띄는 부분은 수비력. 우리은행은 3경기서 단 52.6점만을 내줬다. 시즌 초반이라 평균이 큰 의미는 없다. 그러나 수비력이 좋았던 노엘 퀸이 빠지고 공격력이 좋은 휴스턴이 합류한 상황서도 극강의 수비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놀랍다. 그만큼 국내선수들의 헌신이 대단하다는 증거.
일단 박혜진과 이승아의 수비력이 좋다. 특히 이승아의 강력하고 끈질긴 대인마크는 우리은행 강력한 수비의 시발점. 여기서 1차적으로 상대 공격시간을 줄여 급한 공격을 유도한다. 또 스틸과 속공득점으로 연결한다. 또 하나 놀라운 건 국내선수들의 수비 로테이션이 여전히 톱니바퀴 같다는 점. 지난 시즌 노엘 퀸이 상대 외국인선수를 매우 잘 막았다. 골밑 수비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올 시즌에는 상대적으로 양지희의 골밑 수비 부담이 커졌다. 대신 국내선수들의 철저한 스위치는 여전하다.
또 승부처에서 휴스턴이 공격을 전담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국내선수들이 오히려 에너지를 수비에 쏟을 수 있는 전략적 이점도 있다. 지난 시즌의 경우 상대적으로 국내선수들이 공수 모두 많은 에너지를 쏟으면서 승부처에서 전략적 집중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런 점에선 오히려 휴스턴의 존재가 도움이 된다. 결국 휴스턴의 조직적 수비 이해도가 좀 더 높아질 경우 국내선수들은 더 편해질 수 있다. 올 시즌 우리은행은 확실히 더 강해지고 있다. 휴스턴과의 진정한 공존이 그 증거다.
[휴스턴(위), 우리은행 선수들(가운데, 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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