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강산 기자]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의 임팩트는 상상 이상이었다. 그가 없었다면 삼성의 통합 4연패는 장담할 수 없었다.
나바로는 11일 삼성의 우승(시리즈 전적 4승 2패)으로 막을 내린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 타율 3할 3푼 3리(28타석 24타수 8안타) 4홈런 10타점 1도루 맹활약으로 시리즈 MVP를 거머쥐었다. 정규시즌서 보여준 타율 3할 8리 31홈런 98타점 맹활약을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갔다.
이번 시리즈에서 20타석 이상 들어선 타자 중 타율과 홈런, 타점, 출루율 1위는 모두 나바로의 몫이었다. 2001년 타이론 우즈(전 두산 베어스) 이후 13년 만에 한국시리즈 최다 홈런 타이기록을 작성하며 외국인 선수로는 2번째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했다.
홈런 4개 중 3개가 승부에 영향을 미쳤다. 1차전서는 팀이 패했지만 0-2 상황에서 동점 투런포를 때려 승부를 미궁 속에 빠트렸다. 2차전에는 1-0 아슬아슬한 리드 상황에서 투런포를 작렬, 팀이 승기를 잡는 데 일조했고, 우승에 1승만을 남겨둔 6차전 4-1 상황에서 쐐기를 박는 스리런 홈런을 때렸다. 4차전서도 넥센 앤디 밴 헤켄을 상대로 팀의 노히트 침묵을 깨트리는 솔로포를 쳤다.
삼성은 2011년 류중일 감독 부임 이후 4년 연속 통합우승의 금자탑을 세웠다. 그런데 2012년(미치 탈보트-브라이언 고든)을 제외하면 최소 한 번씩 교체를 단행해야 했다. 2011년에는 라이언 가코와 카도쿠라 켄을 덕 매티스와 저스틴 저마노로 각각 교체했다. 지난해에는 릭 밴덴헐크가 제 몫을 했지만 아네우리 로드리게스는 11경기 3승 5패 평균자책점 4.40의 성적만 남긴 채 에스마일린 카리대와 교체됐다. 정규시즌 3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27.00을 기록한 카리대는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들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는 달랐다. 나바로와 밴덴헐크, 그리고 마틴과 쭉 함께했다. 올 시즌 중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지 않은 팀은 삼성과 NC, 롯데뿐이었다. 롯데 루이스 히메네스가 후반기 15경기에만 나선 점을 감안하면 외국인 선수가 시즌 내내 잘 굴러간 팀은 삼성과 NC뿐이었다. 밴덴헐크가 평균자책점 1위, 나바로가 홈런 5위에 올랐고, 마틴도 9승을 올리며 최소한의 몫은 해줬다. 특히 리드오프로서 3할 타율-30홈런-25도루-90타점-4할 출루율을 달성한 나바로의 존재감은 어마어마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점. 나바로는 올해 국내 무대를 밟은 외국인 타자들 중 이른바 '스펙'이 가장 떨어지는 타자였다. 보스턴 레드삭스와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볼티모어 오리올스에서 빅리그를 경험했지만 통산 79경기에서 타율 2할 6리 2홈런 20타점 출루율 2할 6리를 기록한 게 전부였다. 2006년 데뷔 후 마이너리그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냈다. 마이너 성적도 643경기 타율 2할 7푼 7리 64홈런 352타점이었다.
한국행은 반전 기회였다. 스스로도 무척 만족해했다. 나바로는 전날 우승 직후 "한국 무대 첫해부터 우승한 것도 모자라 MVP까지 차지해 정말 기쁘다. 내년에도 삼성으로 돌아오고 싶다"며 "한국에서 보낸 1년은 내 야구 인생에서 많은 발전을 가져왔다. 한국은 동료애가 대단하다. 박석민 등 멋진 동료들이 내게 좋은 에너지를 줬다. 야구 인생에 큰 도움이 됐다"며 활짝 웃었다.
나바로는 올 시즌 내내 상상 이상의 임팩트를 보여줬다. 내년 시즌에도 나바로의 활기 넘치는 플레이를 볼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야마이코 나바로. 사진 = 마이데일리 DB]
강산 기자 posterbo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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