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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삼성은 다시 3연패 침체에 빠졌다.
롤러코스터 행보. 2연패-1승-4연패-3연승-3연패. 기본적인 전력이 강하지 않다. 그래도 3연승하며 희망을 봤다. 골밑보다 외곽 공격을 선호하는 리오 라이온스를 3번으로 돌리고 이동준과 김준일을 4~5번으로 활용하는 빅 라인업으로 재미를 봤다. 하지만, 최근 3연패 과정에서 빅 라인업의 약점이 확연히 드러났다. 빅라인업으로 잘 나가는 오리온스, 동부, SK와 삼성은 차이가 있다.
빅 라인업 자체가 전술적 약점이 있다. 공수전환이 느리다. 외곽 수비와 스위치 디펜스에도 문제가 생긴다. 상대의 의도적인 스몰라인업 가동에 정상적인 수비로 대응하기 어렵다. 그러나 오리온스, 동부, SK는 이에 대비한 확실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 영리한 가드들이 외곽수비와 스피드의 약점을 상당부분 메워낸다. 또 4, 5번 파워포워드와 빅맨들도 3번 스몰포워드와 자리를 맞바꿔 능숙하게 외곽공격을 하거나 공간을 창출해 부분전술에 임한다.
▲개개인의 약점
라이온스-이동준-김준일의 개인적인 약점이 있다. 라이온스는 12일 kt전서 수비력이 좋은 송영진에게 꽁꽁 묶였다. 라이온스는 16점으로 팀내 최다득점을 올렸지만, 전체적으로는 그렇게 효율적인 공격을 하진 못했다. 또, kt는 삼성이 빅 라인업으로 나오자 코너에서 공격을 시도하던 라이온스에게 약속된 트랩 디펜스를 시도했다. 이때 라이온스가 효율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이상민 감독은 “트랩이 들어올 때 그냥 공을 넘겨주기만 했다. 소극적인 대처”라고 했다.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파울을 유발하든지, 좋은 타이밍에 패스를 건네 동료의 외곽찬스를 보는 기민한 대처가 필요했다.
신인 김준일은 수비에서의 적극성이 떨어진다. 이 감독은 “공격을 할 때는 적극적으로 몸 싸움을 하는데, 수비할 때는 그렇지 않다. 파울도 적절히 해야 한다”라고 했다. 김준일은 kt전서 다소 부진했다. 역시 공격은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다. 사실 10점 이상 꾸준히 넣었을 때도 수비 공헌도는 살짝 떨어졌다. 이동준도 공수 테크닉에서 투박한 부분이 있다. 이런 개개인의 약점이 빅 라인업의 강점을 조금씩 갉아먹었다. 상위권 팀들과는 달리 삼성이 빅 라인업 이점을 극대화하지 못하는 이유다.
이런 점들이 가드진의 잦은 턴오버, 확실한 외곽슈터의 부재, 내, 외곽을 오가며 공수 밸런스를 잡아줄 살림꾼 부재 문제와 결합돼 팀 전력 약화로 이어졌다. 이런 약점을 하루아침에 완벽하게 극복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초보 사령탑 이상민 감독으로선 상당히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보완 및 대응책
이 감독은 일단 단기적인 대응책을 내놓았다. kt전서는 빅 라인업 활용비중을 줄이는 대신, 차재영과 김명훈의 출전시간을 늘렸다. 그는 “비 시즌에 김명훈, 김준일, 라이온스 조합으로 연습을 많이 했고, 가장 잘 맞았다”라고 했다. 김명훈은 빅맨이면서도 올 시즌 외곽슛이 상당히 정교해졌다. 현재 삼성에는 내, 외곽을 오가며 밸런스를 잡거나 공격을 할 수 있는 자원이 없다. 김명훈이 4~5번 수비를 어느 정도 버텨낼 수 있다면 외곽 공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전술은 가치가 있다. 김명훈은 kt전서는 별 다른 활약을 하지 못했다. 차재영의 경우 공격력은 기복이 있지만, 좋은 탄력과 운동신경을 바탕으로 준수한 수비력을 갖고 있다. 리바운드 가담도 좋다.
빅 라인업으로 생기는 매스매치를 외곽슛으로 연결할 수 있는 카드로는 임동섭, 김동우가 있다. 다만, 임동섭이 시즌 준비과정에서 부상을 입고 재활 중이라 언제 출전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오랫동안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했던 김동우는 D리그서 경기 감각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이 감독은 “임동섭과 김동우가 뛰면 외곽에서 숨통이 트일 것이다”라고 했다.
전반적으로 삼성 빅 라인업은 미완성이다. 강팀들과는 달리 불안한 부분이 많다. 전력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개개인의 테크닉이 좋지 않은 현실 속에서 빅 라인업 완성도를 높이려면 이 감독에게 시간이 더 필요하다. 그 부작용을 극복해야 삼성도 중위권 도약을 노릴 수 있다.
[라이온스(위), 김준일(아래). 사진 = 잠실실내체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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